베트남 ‘권력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별세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로이터통신은 쫑 서기장이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Nguyen Phu Trong)  공산당 서기장이 별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0세.

베트남 공산당은 성명을 내고 쫑 서기장이 이날 오후 1시 38분에 별세했으며, 사인은 고령과 오랜 중병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질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성명은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회, 또 럼 국가주석, 정부 등이 쫑 서기장의 국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쫑 서기장은 최근 몇 달 동안 최고위급 회의에 몇 차례 불참하는 등 건강 문제를 겪어 왔다.

공산당은 쫑 서기장이 건강 문제로 치료에 집중하기로 함에 따라 또 럼 국가주석이 업무를 임시로 대신하게 된다고 전날 발표했다.

특히 쫑 서기장에게 베트남 최고 훈장인 금성훈장(Gold Star Order)을 수여한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하면서 조만간 쫑 서기장의 신변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1944년 수도 하노이에서 태어난 쫑 서기장은 1967년 하노이종합대학(현 하노이인문사회대)을 졸업하고, 공산당 기관지와 당 이념 관련 부서 등에서 일했다. 그는 1981년 구 소련에 유학하고 소련 사회과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공산당 기관지 편집국장을 지냈다. 이후 하노이시 당 부서기, 하노이시 당 서기 등을 거쳐 2006년에 국회의장이 됐다.

2011년에는 베트남 최고 권좌인 당 서기장 직에 올랐고, 2016년에 이어 2021년 3연임에 성공, 14년간 권좌에 머무르면서 베트남전이 끝난 1975년 이후 최장수 서기장이 됐다.

베트남은 권력 서열 1∼4위인 당 서기장, 주석, 총리,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 지도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쫑 서기장은 대체로 무리수를 두지 않는 학자풍의 온건 중도파로 당을 대표하는 사회주의 이론가로 평가받아 왔다.

그는 특히 국영기업이 구심체가 돼 경제발전을 견인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Socialist-oriented market economy)라는 개념과 용어를 만들어 낸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쫑 서기장은 최근 수년간에는 ‘불타는 용광로’로 불리는 대대적인 부패 척결 드라이브를 일으켜 공산당·정부 간부와 기업인 등 수천명을 구속했다.

지난해에는 응우옌 쑤언 푹 당시 국가주석과 팜 빈 민·부 득 담 등 부총리 2명이 급작스럽게 물러났다. 이어 올해에도 보 반 트엉 주석과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 쯔엉 티 마이 당 조직부장 등 차기 지도자 후보군으로 꼽히던 인사들이 전격 사임했다.

지도부 공백 상태로 그간 투자 대상으로 베트남의 강점이었던 정치적 안정성이 퇴색하면서 ‘탈(脫)중국’을 위해 베트남 진출을 노리던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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