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바꾸면 ‘세수 4.4조원’ 감소 예상…상속세 경감 영향 커 [2024년 세법개정안]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해 자본시장 밸류업과 내수진작 등 경제 활력 제고에 방점이 찍힌 세법 개정에 따라 4조4000억원 규모의 세수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과세·감면 정비로 확보한 세수 규모 1조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5일 발표된 ‘2024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5년간 4조3515억원(전년 대비 기준 순액법)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세수감 중 상속세 완화에 따른 감세는 4조565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외 소득세가 4557억원, 법인세가 3678억원 각각 줄어들고 부가가치세는 3565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자녀 세액공제 확대로 약 6000억원, 결혼세액공제로 약 1265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연도별로 예상 세수 감소를 보면 2026년이 3조883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2025년(6227억원), 2027년(3888억원), 2029년 이후(3323억원) 등 순이었다. 기준연도 기준으로 계산(누적법)한 세수 감소 규모는 5년간 18조4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2년 발표된 세제 개편안의 세수 감소 효과는 13조1000억원, 지난해에는 4719억원이었다. 누적법 기준으로 보면 올해 세법 개정안까지 세수감 규모는 81조원 수준에 이른다.

정부는 줄어든 세수가 당장 올해와 내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수출 증가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세수감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81조원(누적법 기준)은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세법개정안은) 지속적인 성장과 균형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올해 세법 개정안이 내년 세수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며 “세수 결손은 여러 가지 경기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과 올해의 세수부족 상황에 대해 우려가 있지만 이는 2022년과 지난해의 경기둔화에 따른 결과물”이라며 “내년에는 전반적인 기업실적 호조로 세수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조세정책은 중장기 시각에서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안정, 부작용 개선 등을 같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중국의 내수 부진 장기화와 미국 대선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세수 상황을 낙관할 만큼의 경기 회복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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