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전 연방 하원의원.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전 연방 하원의원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살아있다면)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체니 전 의원은 8일(현지시간) A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레이건이 했던 그 어떤 것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화당이 배출한 고(故)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전통적 보수주의의 신봉자였다. 적극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우선순위에 두며 강경 보수 외교 정책 노선을 펼쳐 평화적으로 냉전을 종식시키는 등 미국의 번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니 전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이 공화당의 전통 보수주의자임을 강조하며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으며 그의 부친이자 미 ‘네오콘(신보수)’의 상징인 딕 체니 전 부통령 역시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체니 전 의원은 “의회뿐 아니라 전국의 공화당 동료들에게 트럼프의 정책과 그가 제시한 위험, 그가 권력을 유지하려 무엇을 했는지를 살펴보라 촉구하고 싶다”며 “이는 단지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뿐 아니라 이 나라가 의존하는 헌법 질서에 대한 확고한 거부”라고 비판했다.
또 “매일 우리가 트럼프에게 듣는 얘기는 미국이 실패한 국가이고 미국이 웃음거리라는 것”이라며 “결국 트럼프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는 걸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체니 전 의원은 여전히 공화당원이 맞느냐는 질문에 “나는 확실히 ‘트럼프 공화당원’은 아니다”라며 “현재 공화당에 일어난 일은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선거 후 재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밋 롬니 상원의원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반트럼프’ 진영에 속한 거물급 공화당 원로들에게 해리스 지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체니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의 접전 양상을 고려할 때, 특히 경합주에서 투표한다면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정말로 트럼프의 위협을 인식한다면 단순히 ’나는 트럼프를 찍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체니 전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과 그에 대한 지지 선언 이후 대화를 나눴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얘기하지는 않았다.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강조한 체니 전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과 정책적으로 차이점이 있다고 했지만 “이번 대선을 ‘정책 선거’로 여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을 두고 “레이건 전 대통령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할 수 있었던 연설”이라며 “(연설에는) 이 위대한 국가의 예외적 성격에 대한 포용과 이해, 사랑, 특별한 곳이라는 인식, 이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