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중국 이어 북미관계 진전 기회
‘핵보유국’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숙원
신중하되 기회 놓치면 안되는 딜레마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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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하며 ‘북한 핵 보유국’이라는 대북 메시지를 던진 가운데 북한이 수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매우 잘 지냈다며 ‘핵 보유국’(nuclear power)을 언급한 데 대해 23일 오전 현재까지 이렇다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22일 개최 예고했던 남측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소식도 보도하지 않았다.
최고인민회의가 순연됐거나 이틀 이상 개최되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은 전날에는 별다른 논평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소식만 간략히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면을 통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면서 “그는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선거에서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며 취임식이 현지시간으로 20일 워싱턴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첫 보도로 두 줄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 뒤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 위원장을 좋아했고, 김 위원장 역시 자신을 좋아했다며 “이제 그는 핵 보유국이다. 우리는 잘 지냈다. 그는 내가 돌아온 것을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많은 해안과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부동산 개발로 막대한 부를 축적함으로써 미 대통령 당선까지 발판을 닦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가 재개될 경우 김 위원장이 수년 전부터 공들여온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비롯한 관광산업과 경제발전을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러시아와 혈맹관계로 나가고, 예전만 못하다지만 여전히 고위급 교환을 비롯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더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미국과 관계 개선이라는 기회가 다가온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 보유국 발언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공인된 ‘핵무기 국가’는 아니지만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실질적으로 핵을 가진 ‘비공인 핵 보유국’ 반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구미가 당길 법하다.
국제사회에서 확고부동한 핵 보유국 지위 확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숙원이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에 나설 경우 전면적인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이나 군비감축과 같은 ‘스몰딜’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는 마당이다.
북미대화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핵물질 생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만큼 시간도 김 위원장의 편인 것처럼 보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북러관계와 북중관계, 그리고 핵능력 고도화 등과 맞물려 생각해볼 때 김 위원장에게 ‘핵 꽃놀이패’를 쥐어줬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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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함께 자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다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북미대화 ‘초대장’을 놓고 당분간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강대 강 대결로만 가기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쥐락펴락하려는 말 한마디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 교수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국가 대 국가의 관계는 다르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을 신뢰할 수 없으니 말에 앞서 대북 적대시정책의 핵심인 한미 연합훈련이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등 수위를 조절하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1기 임기 시절 결과적으로 ‘쇼’에 그치긴 했지만 핵·미사일 시험 모라토리엄 선언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미군 유해 송환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섰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만큼 북미대화에 앞서 ‘보험’을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임 교수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귀환하면서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하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딜레마적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