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인권 퇴행” 반발에도 헌재, 증거법칙 완화 적용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채택 여부 공방
윤 측 “인정해선 안 돼, 인권에 역행”
헌재 “헌법재판 반하지 않는 선에서 적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답변을 들은 뒤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주요 관련자들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헌법재판소가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인권 보장에 역행하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헌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10일 브리핑에서 “헌법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고 형사재판과 성질도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헌재는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적용된 선례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 헌재는 변호인 입회하에 진술이 이뤄지고, 본인이 서명하는 등 절차적 적법성이 담보되면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피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2020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피신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만 형사 재판의 증거로 쓸 수 있게 됐다. 공범의 피신조서도 피고인이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윤 대통령 측은 여기에 근거해 “이진우·여인형·곽종근 전 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며 이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을 대리하고 있는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증거법칙을 완화한다는 선례가 확립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선례는 헌재가 스스로 정한 것이며 당시는 물론 지금도 많은 헌법학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0년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피신조서라도 법정에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됐는데 헌재가 이전의 선례로 완화하는 것은 인권 보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윤 변호사는 “탄핵심판의 핵심 증인들은 어느 순간 누군가의 회유에 의해 단어들을 바꾸거나,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을 마치 대통령의 지시였던 듯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헌재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정례 브리핑에서 재확인했다.

천재현 공보관은 “헌법재판은 형사재판과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헌재법 제40조 제1항에서도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에 나온 증인이 대부분 구속기소된 피고인인데 증언과 피의자신문조서에 적힌 내용이 다르면 둘 중에 무엇을 신뢰할지는 헌재가 재량으로 판단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증거의 신빙성 문제는 재판 사항이라 재판부에서 판단할 때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 추가 지정과 관련해선 “아직 (재판관에게) 전달 받은 것은 없다”고 했다. 또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추가 기일과 관련해 접수된 문건은 없다고 전했다.

천 공보관은 증인 채택이 보류된 한덕수 국무총리, 이경민 국군방첩사령관 직무대리에 대해선 아직 채택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양측으로부터 증인 신청이 접수된 것도 없다고 했다.

헌재는 오는 11일과 13일 각각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7차, 8차 변론기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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