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는 냉장 차량이 제주까지 하루배송
빠른배송 수요 증가…업계 서비스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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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제주도를 주목하고 있다. 내륙의 제한된 수요에서 벗어나 ‘빠른 배송’을 무기로 제주 지역에서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쿠팡은 최근 제주도에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제주에 거주하는 쿠팡 와우회원이 밤 12시까지 로켓프레시 냉장·냉동 상품을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무료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쿠팡은 지난해 200억원을 투자해 제주도 애월읍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새벽배송 상품을 늘리기 위해 상온식품과 신선식품을 관리하는 냉장·냉동 설비를 갖췄다. AI(인공지능)가 고객 주문량을 토대로 인기 상품을 예측해 재고를 관리한다.
쿠팡 관계자는 “제주 물류센터는 일반 대형 물류센터보다 규모가 작지만, 재고 보관부터 배송까지 가능한 시설”이라며 “주문일 기준 하루 안에 배송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컬리도 제주 지역의 충성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컬리는 쿠팡보다 먼저 지난해 7월 하루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이스크림 등 온도에 민감한 상품을 제외하면 내륙 고객과 동일하게 하루배송을 제공한다.
쿠팡과 차이는 내륙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한다는 점이다. 배송 차량이 평택물류센터에서 화물선을 타고 제주도까지 운반하는 식이다. 제주도에 도착한 물량은 협약된 물류센터를 거쳐 고객에게 배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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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제공] |
컬리 관계자는 “제주도까지 차량의 냉장 상태가 유지돼 종이박스로 물량을 더 확보할 수 있다”며 “제주 지역으로 배송하는 하루 물량의 약 40%가 냉장 상품일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업계는 제주의 배송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더라도 이커머스 업계가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다.
실제 제주도는 서울 면적의 3배를 웃돌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쇼핑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이동 거리가 길고, 산악·어촌 지역에는 할인점이 부족하다. 그간 상대적으로 비싼 배송료와 최소 주문금액 부담으로 배송 이용률도 낮았다.
이커머스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실제 컬리가 제주 지역 하루배송 서비스를 시작하자 3일 연속 주문이 조기 마감됐다. 컬리는 서비스 시작 4일 만에 배송 물량을 2배로 늘렸다. 현재 컬리의 주문량은 서비스 첫 달인 지난해 7월 대비 15~20% 증가했다.
쿠팡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내 전반으로 신선식품 배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당일배송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제주민의 고물가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방 농축산어가와 중소 식품제조업체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윈윈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