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발에 키스하는 트럼프’ 영상에 미 공무원들 박장대소

미 정부부처 TV서 트럼프·머스크 풍자 영상
미 언론, AI에 의한 가짜 영상으로 분석
공무원들, 풍자적 표현에 유쾌한 반응
트럼프, 공무원 관료조직과 힘겨루기 반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장관 발에 키스하는 가짜 영상. [엑스 캡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워싱턴 DC의 주택도시개발부(HUD) 내부 식당의 TV에서 24일 갑자기 한 영상이 상영되자 주변에 있던 공무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영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장관 및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맨발에 입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흘러나왔다.

자막으로는 “진짜 왕이여, 영원하라!“(LONG LIVE THE REAL KING!)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이 영상은 AI(인공지능)으로 생성된 ‘딥페이크’(AI 가짜 이미지 합성기술)에 의한 가짜 영상이었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영상에 나오는 머스크의 두 발이 모두 왼발 모양이라는 점이 바로 가짜 영상의 증거다.

NBC 뉴스는 “머스크와 트럼프의 권력 관계를 조롱하기 위해 누군가 AI의 도움을 받아 만든 영상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영상을 본 미 공무원들은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뼈가 있는 풍자 영상에 해학의 카타르시스를 느낀 탓이다.

이날 영상에 덧붙혀진 자막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의 교통혼잡세를 폐지한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합성 사진을 비꼰 것이다.

[엑스 캡처]


당시 해당 사진에는 “왕이여, 영원하라!”(LONG LIVE THE KING!)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 역시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에 트럼프 대신 머스크가 앉아 있는 표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의 지지자이자 후원자로 지난 대선 과정에 참여한 머스크가 트럼프의 당선 이후 신설된 미 정부효율부 장관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현상을 풍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머스크는 세계 1위의 부자에 등극해 엄청난 재력가인 트럼프를 재력 면에서도 압도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한 달여를 맞아 미 공무원 관료 조직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저항하는 분위기다.

머스크 정부효율부 장관이 지난 22일 230여만명의 연방 공무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업무 성과에 대해 24일 밤 11시 59분까지 보내라고 지시하자 미 공무원 노조는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장관의 지시에 대해 “천재적”이며 “창의적 아이디어”라고 옹호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세금으로 지원되는 급여를 받는 직원들이 경솔한 소송을 제기하는 데 걸린 시간 동안 그들은 민간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관리자들에게 자신의 성과를 간단히 정리해서 보고하는 일을 100번 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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