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비’ 열풍이지만…이런 분은 피하세요

위장질환·혈전약 복용시, ‘공복’ 섭취 피해야
원액은 식도 자극…건강한 성인도 물에 타서
하루 15~30㎖정도 물에 희석하는 것이 적당



‘아침 공복에 애플사이다비니거(apple cider vinegar)를 물에 타서 마신다.’

2~3년 전부터 노화 지연에 좋다고 알려진 방법이다. 입소문을 타며 유행이지만, 일부 약 복용과 질환이 있다면 ‘공복’ 섭취를 피해야 한다. ‘원액’을 그대로 마시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애플사이다비니거는 줄여서 ‘애사비’로 불린다. 미란다 커, 스칼렛 요한슨 등 해외 연예인들이 마시는 음료로 유명하다. 국내선 방송인 최화정을 비롯한 연예인들의 동안 비결로 주목받았다. ‘아침 공복마다 마셨더니 피부가 매끈해졌다’, ‘뱃살 빼기에도 좋다’ 등의 후기도 쉽게 볼 수 있다. 음료뿐만 아니라 간편히 먹는 젤리까지 등장했다.

애플사이다비니거가 건강 음료로 떠오른 것은 코로나19 이후 발효식품이 조명받으면서부터다. 애플사이다비니거는 천연발효 식초의 일종이다. 사과 식초와는 다르다. 일반 사과 식초는 사과 농축액에 주정을 넣고 1~2일 만에 인공 발효한다. 대부분 첨가물을 넣거나, 살균 과정을 거쳐 유익균이 줄어든다.

반면 애플사이다비니거는 사과를 갈아서 만든 즙에 설탕, 효모만 넣는다. 첨가물 없이 한 달 이상 자연 발효한다. 오랜 발효 과정을 거치며 아세트산 등의 유기산이 생성되는데, 이는 장 건강에 필요한 물질이다. 장내 유익균을 튼튼하게 만들고 유해균은 억제한다. 혈당 조절도 돕는다.

온라인에서는 복용 후기와 더불어 주의 사항에 관한 게시글도 많다. 일반 음료와 달리 산성이 강해서다. 특히 역류성 식도염을 비롯한 위장 질환자의 섭취를 묻는 말이 자주 나온다.

애플사이다비니거 사용 모습 [최화정 유튜브 채널 캡처]


건강기능식품 셀메드의 지은실 자문위원(약사)은 “과식하거나 식후 바로 눕는 등 위에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을 반복하지 않는 이상, 역류성 식도염이 있어도 ‘적당량’의 섭취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공복 상태에서 마신 뒤 30분이 지나 식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 공복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는 “만성 위축성 위염, 위점막 손상(미란성 위염, 위궤양 등) 환자, 또는 아스피린 등의 혈전약을 복용한다면 공복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비가 있어 자극성 하제를 복용하거나 일부 기관지 확장제(기관지염 치료)를 이용하는 경우도 전문가와 건강 상태, 약물 상호작용을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간 과다 섭취도 조심해야 한다. 지은실 자문위원은 “오랫동안 많은 양을 마시면 소변과 함께 칼륨 배출량도 늘어난다”며 “애플사이다비니거에 들어 있는 초산(아세트산)이 몸에 많아질 경우, 일시적인 대사성 알칼리혈증(alkalosis)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알칼리혈증은 신장에서 칼륨 배설을 촉진해 저칼륨혈증을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의식을 잃거나 몸에 경련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는 “가능성은 작지만, 아세트산 과다 섭취의 위험 증상 사례(논문 2건)가 보고됐다”며 “저칼륨혈증 위험이 있거나 혈중 칼륨 수치에 예민하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원액을 그대로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자문위원은 “원액은 식도를 통과할 때 자극을 준다”며 “치아 표면의 에나멜도 부식할 수 있어 반드시 물에 타서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사이다비니거는 하루 15~30㎖ 정도만 물에 희석해 마시는 것이 좋다. 음식과 함께 먹어도 된다. 새콤하면서 톡 쏘는 맛이라 특히 샐러드 소스에 어울린다. 애플사이다비니거와 올리브 오일, 허브 등을 섞으면 된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애플사이다비니거 섭취자의 체중이 소량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Journal of Functional Foods, 2024)도 나왔다. 하지만 비만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시 애플사이다비니거를 의존하지 말고 ‘보조제’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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