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주의보”…1급 감염병 ‘니파 바이러스’ 백신도 없어

바이러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동남아시아나 인도에서 주로 발생하는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이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다. 1급 감염병 추가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5년 만으로 동남아 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1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안건이 최근 감염병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과했다. 관계 부처 협의 등 행정적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7월 지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제1급 감염병이란 생물테러 감염병,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 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말한다.

현재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것은 모두 17종이다. 에볼라바이러스·탄저·페스트·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이 여기에 속한다.

코로나19는 2020년 1월 1급으로 지정됐다가 2022년 4월 2급, 2023년 8월 4급으로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1급 감염병 확진 시 의료진은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확진자를 격리 조치해야 한다.

니파바이러스는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 강 마을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후 방글라데시, 아시아 동남부, 인도, 싱가포르 등 매년 다양한 지역에서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니파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자연숙주로 과일박쥐가 있으며 감염된 박쥐 소변이나 타액으로 오염된 대추야자 수액 섭취 혹은 중간?증폭 숙주인 병든 돼지 접촉이나 섭취로 사람에게 전염된다.

감염되면 일부 무증상을 제외하고 통상 잠복기 5~14일을 거쳐 발열·두통 등이 나타난다. 중증이라면 호흡 곤란이나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명률은 40~75% 정도로 매우 높다.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제 및 백신이 존재하지 않아 높은 주의가 요구된다.

정부는 1급 감염병 확진 시 의료진이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확진자를 격리 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1급 지정으로 위험 지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검사 등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방역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선 감염 사례가 보고되진 않았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인도 등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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