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단장 브래들리, 18번홀 대역전극으로 우승…플리트우드 첫우승 또 좌절

PGA 투어 시즌 마지막 시그니처 대회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서 통산 8승 획득

플리트우드, 우승없이 준우승만 6번째

셰플러 공동 6위…안병훈 공동 14위

 

키건 브래들리가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있다. [AF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18번홀(파4)은 마치 유럽-미국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 무대를 연상케 했다. “USA, USA”를 연호하는 갤러리의 뜨거운 응원 함성이 코스 전체를 뒤덮었다.

오는 9월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에서 열리는 2025 라이더컵 미국대표팀 단장 키건 브래들리와 2년 전 라이더컵에서 유럽연합팀을 승리로 이끈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팽팽한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1타차 선두 플리트우드는 유럽프로골프투어인 DP 월드투어에서 7승을 쌓은 베테랑이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드라이버를 잡고 과감하게 날린 티샷이 페어웨이 한가운데 떨어지며 첫 우승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하지만 핀까지 135m를 남긴 상황에서 바람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짧은 클럽으로 바꿔 잡은 게 패착이 됐다. 두번째 샷이 그린에 못미쳐 떨어졌다.

반면 브래들리는 126m를 남기고 날린 세컨드샷을 핀 1.7m 앞에 떨어뜨렸다. 갤러리의 환호성에 분위기는 브래들리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플리트우드가 그린 밖에서 퍼트로 시도한 세번째 샷은 홀 2.5m 앞에 멈춰 섰다. 파 퍼트라도 성공시켜야 연장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이마저 실패했다. 반면 브래들리는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떨어뜨린 뒤 힘차게 포효했다.

브래들리가 22일(미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이랜즈(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마지막 시그니처 이벤트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18번홀 대역전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브래들리는 올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8월 BMW 챔피언십 우승 후 10개월 만에 통산 8승째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7월 라이더컵 단장으로 발표된 후 2승을 획득했다. 또 2023년 이 대회 우승 후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브래들리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말도 안되는 순간이었다. 관중과 분위기, 현장 모두 엄청났는데, 그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루틴을 지켜낸 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브래들리는 이번 우승으로 단장 겸 선수로 라이더컵에 출전할 가능성을 높였다. 라이더컵 출전 선수는 팀당 12명인데, 대회마다 부여하는 선발 포인트로 6명을 뽑은 뒤 나머지 6명은 단장이 정한다. 브래들리는 현재 라이더컵 포인트 랭킹 9위에 올라 있다.

브래들리는 “(선수 구성은) 팀을 위해 가장 좋은 결정을 할 것이다. 사실 올시즌 우승을 못하면 팀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많은 게 달라졌다”고 했다.

토미 플리트우드 [AFP]

다잡은 우승을 놓친 플리트우드는 PGA 투어에 84차례 출전해 준우승만 6차례 기록하게 됐다.

플리트우드는 “올시즌 처음으로 우승 경쟁을 했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해 매우 속상하고 화가 난다”며 “하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면 첫우승의 그 순간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안병훈이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 공동 14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안병훈이 ‘톱15’에 든 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공동 8위), RBC 캐나다 오픈(공동 6위)에 이어 시즌 세 번째다.

김주형은 최종합계 이븐파 280타로 공동 45위, 임성재는 4오버파 284타로 공동 61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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