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 혁신안 경쟁…인적 쇄신 ‘동상이몽’ [이런정치]

安, 쌍권·김문수 등 인적쇄신 담긴 혁신안 발표
張 “맨앞서 싸운 사람이 혁신 대상? 맞지 않다”
‘언더 친윤’ 겨냥한 朱, 계파 종식 공약 발표
梁 “미래 정당으로 서겠다”…혁신안 발표 예고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인적쇄신 방안 등 당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다음 달 8월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속속 혁신안 발표에 나섰다. 대선 패배 약 두 달 만에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혁신안을 통해 ‘비전 경쟁’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다만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인적 쇄신의 포함 여부와 그 범위를 놓고 주자마다 입장이 엇갈렸다.

4선의 안철수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무감사로 지목된 두 분과 스스로 조사를 자청한 한 분도 윤리위원회 처분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인적 쇄신안을 포함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안 의원의 인적 쇄신안은 최근 당무감사위원회가 “당헌·당규에 없는 불법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청구했던 ‘대선 후보 교체 논란’ 당시 지도부였던 권영세·이양수 의원과 감사 결과에 반발하며 징계 회부를 자처한 권성동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단일화 번복으로 당내 극심한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고 이재명에게 대통령 직을 헌납한 김문수 후보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백서편찬위를 발족해 계엄·탄핵·대선 과정의 행적을 기록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며 “백서에 따라 윤리위에 회부할 사람들은 윤리위에 회부하여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혁신안은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에 내정됐을 당시 구상했던 것이다. 안 의원은 혁신안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및 ‘극단 세력’과의 단절을 2대 원칙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과의 완전한 단절 없이는 보수의 가치는 결코 회복될 수 없다”며 “계몽령이라며 계엄을 신봉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부정하며, 음모론적 세계관으로 보수 민심을 왜곡하는 집단과의 단절”이라고 했다.

또 당대표 선출 시 경선은 ‘100% 국민 여론조사’로, 경선 이후 본선은 ‘당원 50%·국민 50%’로 치르도록 하고, 최고위원 명칭을 ‘부대표’로 변경하는 내용 등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원외당협위원장 대표단 구성 및 당연직 최고위원 임명 ▷제9회 지방선거 청년 공천 30%로 확대 ▷당내 청년당 창당 등을 담았다.

안 의원은 인적 쇄신에 찬성하는 당내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주자다. 또 다른 찬탄 주자인 6선의 조경태 의원은 전날 ‘혁신주자 단일화’를 거듭 촉구하면서 “인적쇄신의 원칙과 방향, 내용과 범위, 추진 방식 등 모든 것을 원탁회의에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왼쪽부터) 재선의 장동혁 의원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은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5월25일 장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시를 찾았던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


당내 반탄(탄핵 반대) 주자들은 인적 쇄신론에 부정적이다. 재선의 장동혁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이 아니더라도 임기 단축 개헌을 하면서 정치적으로 풀어가는 방법도 있었다”며 “대선에 졌기 때문에 탄핵에 반대했던 당신들이 다 혁신 대상이고, 특히 맨앞에서 열심히 싸웠던 사람들이 더더군다나 혁신 대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서울 지역 당협 방문으로 일정을 채웠고, 이번주 중 대구 방문을 계획 중이다. 김 전 장관은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이후 경기 가평, 경남 산청 등 수해 지역 봉사에 나섰고 이후 세종, 충남 지역 당원들을 만나며 전당대회에서 80%를 차지하는 당심(黨心)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 초선의 주진우 의원은 ‘계파 정치 종식’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냈다. 인적 쇄신은 담기지 않았다. 주 의원 측은 “개헌 저지선을 무너뜨리는 혁신안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양 극단 사이에서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의총에서 투표를 의무화해 계파·패거리 정치를 타파하겠다”며 “중진 의원들이 미리 결론 정하고, 몇몇 의원이 발언하고, 대충 박수로 추인하는 방식은 안 된다. ‘언더 친윤’ 지적도 여기서 나왔다”고 꼬집었다. 탄핵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의총 기명 투표제’를 도입하고, 원외위원장·보좌진·당직자 대표를 일정 비율(30%) 참여시켜 발언권·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도 제시했다.

양향자 전 의원은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찬탄 대 반탄’, ‘친윤 대 친한’을 넘어 오직 혁신의 길로 가겠습니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양 전 의원은 “민주당이 아닌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정당으로, 당장의 선거가 아닌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미래 정당으로 우뚝 세우겠다”며 오는 31일 혁신안 발표를 예고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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