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약 챙긴 윤이나, 이틀간 버디만 14개 무결점 맹타…“신지애 조언 큰 도움됐다”

KLPGA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R
36홀 노보기 14언더파 단독선두
“좋은 기운 얻고 美서 우승하고파”
방신실·황유민은 8언더파 136타

윤이나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13번홀 티잉 구역에 들어서고 있다.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서귀포)=조범자 기자] “작년에도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좋은 기운을 받았아요. 이번에도 좋은 기운을 갖고 미국으로 돌아가면 우승도 금방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윤이나가 9개월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자신감’이라는 귀한 보약을 챙겼다. 이틀간 보기 없이 버디만 14개를 몰아치며 생애 첫 2연패를 향해 진격했다.

디펜딩 챔피언 윤이나는 8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낚으며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윤이나는 1,2라운드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인 제주 출신 고지원과 노승희(이상 12언더파 132타)를 2타 차로 제치고 단독선두에 올랐다.

무결점 플레이로 36홀 노보기 행진을 벌인 윤이나는 생애 첫 타이틀 방어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전날 6m 안팎 중거리 퍼트를 잇따라 홀컵에 떨어뜨리며 스코어를 줄인 윤이나는 이날도 퍼트 수 26개, 그린 적중시 퍼트 1.5개의 날카로운 퍼트 감각을 뽐냈다. 페어웨이 안착률(92.86%)과 그린적중률(88.89%)도 압도적이었다.

10번홀(파4)에서 5.5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기분좋게 출발한 윤이나는 11번홀(파4)에서 9m 장거리 퍼트를 성공시킨 데 이어 12번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로 선두로 올라섰다. 18번홀(파5) 버디로 전반에 4타를 줄인 윤이나는 후반엔 송곳 아이언샷으로 4개의 버디를 추가해 기분좋게 이틀째 경기를 마무리했다.

윤이나는 “어제처럼 샷과 퍼트 모두 순조로웠다. 이틀 연속 보기가 없어 더 기분이 좋다. 남은 라운드도 타이밍을 생각하면서 한 홀 한 홀 잘 쳐보겠다”고 했다.

윤이나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 17번홀에서 퍼트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그는 특히 이번 대회에 새롭게 들고 나온 퍼터에 만족감을 표했다.

윤이나는 “지난해 썼다가 이번 대회에서 다시 잡았다. 대회 전날 공 몇 개 굴려봤는데 느낌이 좋아 고민도 안하고 들고 나왔다”며 “어제 오늘 중거리 퍼트가 잘 들어가면서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 미국에 돌아가면 자신있게 퍼트할 수 있을 것같다”고 했다.

윤이나는 올시즌 데뷔한 LPGA 투어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17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단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고 컷 탈락도 7번에 이른다. 가장 좋은 성적은 US여자오픈 공동 14위. 상금랭킹 64위(35만 9390 달러), CME 포인트 74위로 밀렸다.

윤이나는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스스로 반등 가능성을 엿본 듯 했다.

그는 “미국 투어에선 그린 플레이나 어프로치할 때 한국과 다른 부분이 많다.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가) 내 실수인지 잔디에 따른 적응 문제 때문인지 헷갈렸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내 문제라기보다는 적응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었던 것같다”고 했다. 이틀간 보여준 퍼포먼스에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윤이나는 “AIG 여자오픈에서 컷탈락한 후 신지애 프로님이 제가 연습하는 모습을 봐주셨다. ‘덤빈다, 급하다’고 하셔서 템포에 신경을 썼더니 공도 더 잘 갔다. 신 프로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김칫국을 마시려고 하지 않지만 2연패는 처음 도전해보는 거라 욕심이 난다. 너무 간절히 원하면 잘 안되니까 템포 잃지 않고 과정에 집중하면서 남은 라운드도 잘 해보겠다”고 했다.

윤이나는 이날 방신실·황유민과 동반 플레이하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적극 추천했다고도 했다. 방신실과 황유민은 올 연말 LPGA 투어 진출에 도전한다.

그는 “두 선수가 올해 LPGA 투어 대회에 몇차례 출전해 공통 주제가 생겼다”며 “미국에 오면 분명 몸은 더 힘들지만 할 수 있는 경험이 훨씬 많고 재미있으니 꼭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활짝 웃었다.

황유민과 방신실은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로 공동 14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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