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없이 버디만 6개…공동 5위
9개월만의 국내 출전 뜨거운 응원
방신실 공동 5위, 황유민 공동 21위
박성현, 5개홀 연속 버디 공동 12위
이세희·이다연·한아름, 공동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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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이나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4번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
[헤럴드경제(서귀포)=조범자 기자] “윤이나 프로의 플레이를 오랜만에 직관하니 너무 행복하네요.”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엔 100여명의 핑크색 갤러리 군단이 코스를 메웠다. 이들은 가방과 스카프, 배너 타월, 심지어 양말에까지 윤이나를 향한 팬심을 한껏 드러냈다. ‘윤이나 빛이나 화이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높이 치켜들고 한 샷 한 샷 진심을 담아 응원했다. 1번홀부터 버디를 낚자 코스가 떠나갈 듯 벼락같은 함성이 터지기도 했다.
9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출격한 윤이나가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묵직한 경기력을 뽐내며 대회 2연패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디펜딩 챔피언 윤이나는 이날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기록하며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윤이나는 공동선두에 2타차 공동 5위에 오르며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 첫날을 순조롭게 마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의 국내 나들이에 윤이나 팬클럽 ‘빛이나’ 회원들이 대거 제주를 찾았다. 핑크색 티셔츠를 입은 이들은 오랜만의 직관에 들뜬 모습이었다.
한 남성팬은 “윤이나 프로의 LPGA 투어 경기를 밤새 눈 빠지게 보다 오랜만에 직접 와서 응원하니 너무 행복하다”며 “윤 프로가 핑크색을 좋아한다. 회원들끼리 약속한 것도 아닌데 다 핑크색 티셔츠를 입고 왔다”고 웃었다.
그는 “미국에서 성적이 기대만큼 안나온다고들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윤 프로의 시원한 장타와 경기 운영 능력, 캐디와 갤러리를 대하는 태도 등에 매력을 느껴 열심히 응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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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이나 팬들이 응원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 서귀포=조범자 기자 |
팬들의 열띤 응원에 윤이나는 호쾌한 장타와 버디 행진으로 화답했다. 특히 6m 안팎의 중거리 퍼트가 쏙쏙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내 팬들 만날 생각에 한달 전부터 너무 설렜다”던 윤이나는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신고했다. 두번째 샷을 핀 6m 거리에 올려놓은 윤이나는 이를 그대로 홀컵에 떨어뜨리며 첫 버디를 낚았다.
이어 2번홀(파4)에선 무려 291야드의 장타를 날리며 동반 플레이한 장타자 방신실과 황유민을 앞섰다. 윤이나는 4.5m 버디 퍼트를 또다시 성공시키며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3번홀(파3)을 파로 지난 윤이나는 4번홀(파4)에서 6.4m 버디 퍼트를 또다시 홀컵에 집어넣으며 환호성을 자아냈다. 10번홀(파4)에서 다시 타수를 줄인 윤이나는 13번홀(파4)과 16번홀(파4)에서 또다시 6m와 6.5m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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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동반플레이한 황유민(왼쪽부터)과 윤이나, 방신실이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KLPGA 제공] |
윤이나는 올시즌 많은 기대를 받으며 LPGA 투어에 진출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 17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단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고 컷 탈락도 7번에 이른다. 가장 좋은 성적은 US여자오픈 공동 14위. 상금랭킹 64위(35만 9390 달러), CME 포인트 74위로 밀렸다.
하지만 윤이나는 전날 “환경적으로 정말 많이 바뀌었다. 딱히 뭐 하나가 안됐다기보다는 복합적인 요인이다.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작은 것들이 톱니바퀴가 안맞는 느낌이었다”며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적응 시간이다. 좀더 배움의 시간을 갖고 성장하겠다”고 했다.
윤이나는 이날 경기 후 “몇 번 실수가 나와서 70%가량 만족한 라운드였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보기 없는 경기를 했다는 사실”이라며 “오늘 퍼팅이 잘 된 게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아무래도 팬이 적어서 팬들 응원에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역시 웃으면서 경기했다.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주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 출전한 시즌 2승의 방신실도 버디만 6개를 기록하며 6언더파 66타를 기록, 윤이나와 공동 5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동반플레이한 황유민은 4언더파 68타 공동 21위로 첫날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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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현이 7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11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
5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나선 박성현도 5개홀 연속 버디 등 버디 7개를 낚고 보기는 2개로 막으며 모처럼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쳤다. 박성현은 5언더파 67타로 선두에 3타차 공동 12위에 올랐다.
세계랭킹이 770위까지 떨어진 박성현이 한 라운드에서 67타 이하 타수를 기록한 건 2023년 10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66타) 이후 처음이다. 국내외에서 우승은 2019년 아칸소 챔피언십이 마지막이다.
박성현은 “오늘 왼쪽으로 살짝 당겨진 아이언샷 두 개만 빼고는 매우 만족스러운 플레이였다”며 “특히 퍼트 감각이 지금 굉장히 좋다. 오늘같은 아이언샷 미스가 안나오도록 연습장 가서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고 했다.
박성현 역시 팬클럽 ‘남달라’의 열정적인 응원에 힘을 얻었다. 박성현은 “정말 오랜만에 큰 함성과 열기를 느꼈다. 전반 끝날 때 팬들이 너무 흥분하셔서 거의 기절하실 뻔한 모습도 봤다. 그런 감정을 드릴 수 있어 감사했다”고 했다.
이세희와 이다연, 한아름이 8언더파 64타로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노승희가 선두에 1타차 7언더파 65타로 4위에 랭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