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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신다인 [KLPGA 제공]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어, 어… 계속 간다, 계속 가…다 갔다 다 갔어!”
갤러리 사이에서 탄성과 웃음이 터져 나왔다. 18번홀(파5)에서 펼쳐진 연장전. 투어 2년차 신다인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는가 싶더니 일명 ‘도로 협찬’을 받고 쉴 새 없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멈출 듯 멈추지 않은 타구는 결국 그린을 68m 앞두고 오른쪽 러프에 안착했다.
신다인은 두번째 샷도 핀 2.3m에 잘 붙여 이글 기회를 잡았지만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낙담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유현조를 꺾고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생애 첫 우승자가 유독 많이 탄생하는 무대에서 8번째 신데렐라에 등극한 순간이다.
신다인이 31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2차 연장 끝에 지난해 신인왕 유현조를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신다인은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골프팬들에게 낯선 얼굴이다. 지난해 정규투어에 데뷔해 26개 대회에서 9번만 컷통과에 성공했고 올시즌 역시 이 대회 전까지 18개 대회에서 절반인 9차례만 본선에 진출했다. 이전까지 톱10 진입은 단 한번도 없었다. 최고 순위는 공동 14위, 상금랭킹은 77위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에 오른 뒤 2라운드에서도 6타를 줄여 단독선두로 뛰어 올라 무명 반란을 예고했다. 그리고 최종일 행운과 집중력이 이어지면서 생애 첫 승을 차지했다.
신다인은 1라운드가 끝난 뒤 “(대회장인) 써닝포인트에서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는데, 그게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신다인은 우승 상금 1억8000만원과 3700만원 상당의 액티언 HEV 차량,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 1년 무료 라운드 이용권을 받았다. 상금랭킹은 29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특히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지난해까지 총 7명의 선수가 생애 첫 우승을 거두는 등 첫 우승자를 자주 배출하는 무대로 유명한데, 신다인이 8번째 주인공으로 그 계보를 이었다.
신다인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우승은 하늘이 내려주시는 거라고 생각해 왔다. 행운이 따랐던 1차 연장에서 이글에 실패한 후 ‘이번엔 우승이 내 것이 아니구나’ 생각했다”며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고 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했다.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차 연장전 티샷 상황에 대해선 “티샷이 오른쪽으로 향하는 걸 보고 돌이킬 수 없겠다 생각했는데, 경기위원님이 공이 카트도로를 타고 아직도 가고 있다고 얘기해 주셔서 놀랐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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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다인이 KG 레이디스 오픈 우승컵을 들고 부모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제공] |
그는 “한동안 여러 프로님들께 레슨을 받았는데도 샷이 안잡혀 힘들었다. 아빠와 둘이 해보자고 하고 유튜브도 보고 다른 선수들 스윙 영상도 보고 하면서 샷감을 찾았다. 고생하신 아빠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목표는 마흔살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으로 투어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라운드를 3타차 단독선두로 출발한 신다인은 이날 추격자들이 맹렬하게 타수를 줄이는 사이 1타만 줄이는 데 그쳤다. 최종 스코어는 12언더파 204타.
한빛나가 6타, 유현조가 5타를 줄이며 신다인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한빛나는 1차 연장에서 버디 퍼트에 실패했고, 시즌 첫 승을 노리던 유현조는 2차 연장에서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무릎을 꿇어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유지나와 조혜림, 임진영은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4위에 올랐고, 박민지와 최예본은 각각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7위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