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위탁자금 활용해 외국계 금융사 유치”

韓진출 외국계 금융사 ‘가산점’ 활용
외국인투자자 접근성 제고 정책 안착



금융당국이 국내 연기금의 위탁운용 자금을 마중물로 해외 금융사의 국내 진출을 본격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해온 제도들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한편, ‘밸류업 정책(기업 가치 개선)’을 기반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금융위원회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시책과 동향’에서 외국계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대한민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등 공적 연기금의 위탁운영 방식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들이 신규 위탁운용사와 증권사를 선정할 때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활용해 해외 금융사가 한국에 거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명목상의 사무소가 아닌 실질적 거점 마련을 끌어내 글로벌 운용사들의 국내 진입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실제 국내 공적 연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평가과정에서 가산점 제도를 활용한 결과, 해외 운용사들이 사무소를 개소하는 데도 간접적인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노스리프(작년 9월)와 아폴로(작년 11월)는 서울에 사무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안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하고 외국 금융회사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도 허용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30여년 만에 폐지한 데 이어 장외거래 사전심사를 완화하고, 지난 3월 공매도 전면 재개 등 개방 조치를 단행했다. 영문공시 의무화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의 영문 공시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국내 자본시장 절차와 관행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손질한다. 그간 한국 자본시장은 기업의 배당성향을 모른 채 배당주 투자를 해야 하는 ‘깜깜이 배당’ 지적을 받아왔다. 작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배당액 확정 이후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기준일 지정이 가능해졌다.

불공정거래 대응을 강화해 시장 신뢰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과 함께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켜 불공정거래 사건 초동 대응 기능을 강화했다. 오는 11월부터는 시장감시 체계를 계좌 기반에서 개인 기반으로 전환해 적발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거래 인프라 개선도 추진된다.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거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밖에도 장외 공모펀드를 ETF나 ETN처럼 거래소에서 실시간 거래할 수 있게 하고, ETF 상품군에 대체투자 영역을 확대해 혁신적 상품 출시도 지원할 계획이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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