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얘기로 친해진 한-캐…“캐나다 방위산업에 한국 적극 기여”

李대통령-카니 총리 정상회담서 ‘화기애애’
카니 총리,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 시찰 예정
“핵심 광물 등 에너지 관련 협력 확대 희망”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경주)=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향해 “캐나다의 신속한 전력을 확보하고 방위산업 역량 강화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안보·국방 등 상호 연계된 전략적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심화해 나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안보 국방 공동 성명에 합의했다.

경상북도 경주의 한 호텔에서 만난 양 정상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이야기로 말문을 텄다. 비공개 정상회담 중 토론토 블루제이스 팀이 승리 소식을 안기면서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해졌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또한 캐나다의 차기 잠수함 수주에 우리 기업이 예비후보로 선정된 것을 언급하며 친근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카니 총리는 “한국의 잠수함 기술과 역량을 잘 알고 있다”며 “오늘(30일) 거제조선소 시찰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조선 역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오후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 시찰에 나선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경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은 회담 내용을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양 정상은 잠수함 외에도 양국의 방산 분야에 있어 공동 발전의 여지가 크다면서 양국의 방산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이에 따라 양국은 방위 산업 협력을 위해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한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적이고 지속적인 논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확대 오찬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도 양 정상은 활발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카니 총리도 “캐나다가 추진 중인 경제 파트너십의 다변화를 위해 인태 지역의 주요 관문인 한국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카니 총리는 특히 올해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LNG)를 한국에 최초로 수출한 것을 언급하면서 “핵심 광물·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관련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양 정상은 문화 분야에 있어서도 활발한 교류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2024·2025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통해 양국 국민이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게 돼 기쁘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도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앞으로 양국 간의 문화 교류의 시너지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카니 총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체결이 예상되는 ‘한국·캐나다 시청각 공동 제작 협정’을 통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시청과 콘텐츠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를 매우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김 대변인은 “회담을 마무리하면서 양 정상은 양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입장으로서 한반도 및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또한 이 대통령은 예술의 조예가 깊다고 알려진 카니 총리의 취향을 고려해 한국의 전통 미와 섬세한 장식의 세련미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도예 작품인 ‘백자매화칠보문이중투각호’를 선물했다. 이는 조선시대 백자에 매화와 칠보문을 이중으로 투각한 장식 항아리로, 화려한 무늬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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