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틀 새 3조 순매도…‘강달러’ 속 코스피 향방은? [투자360]

10월 코스피·원/달러 상관계수 0.64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강달러에도 지수 강세
외국인 2.2조 순매수에도 코스피 단기 조정 극복 가능


주가 그래프 앞에 놓여있는 미국 1달러 지폐. [로이터]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40원선까지 치솟은 ‘강달러’ 국면에서도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례적인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과 주가 하락을 유발하지만 최근엔 두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흐름이 뚜렷하다.

다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틀 만에 3조원가량을 차익실현 하면서 향후 수급이 증시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

5일 헤럴드경제가 월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과의 상관계수를 분석한 결과 10월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0.64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주가지수가 하락해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최근엔 양의 상관관계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별 상관계수를 보면 1월 -0.58, 2월 -0.82, 3월 0.16, 4월 -0.36, 5월 -0.52, 6월 -0.16, 7월 0.83, 8월 -0.52로 7월을 제외하면 대부분 역방향이었으나 9월 이후 방향성이 실종됐다.

‘1400원’대 뉴노멀 환율에도 국내 증시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조정장을 제외하고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주의 주가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장세를 주도하는 반도체·자동차·조선주가 대표적인 수출주인 만큼 오히려 원화 약세가 수출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존한다.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대외 불확실성뿐 아니라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도 자리하고 있다. 개인의 해외 투자금이 외화 수요를 높여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업계에서는 달러가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강달러 기조가 누그러들면서 약세를 보이겠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면서 달러 약세 전환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과의 무역협상으로 거액의 투자금을 요구하면서 달러로의 머니무브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윤정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투자 활동이 활발하고 금리 인하 속도도 완만해 달러 절하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기보다는 완만한 조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조정 국면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투자 업계의 시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이틀 새 약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4300포인트를 돌파하며 고점 부담이 커진 데다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우려가 확대되면서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에는 약 4년 만에 하루 2조2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뤄졌다.

KB증권은 이번 조정이 단기적 조정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악재를 소화하는 과정이 동반될 수 있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시장 체력이 일부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정 폭이 커질 경우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속도를 낼 여지도 있다”며 “통상 연말에 정책 지원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코스피가 5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 도달하면 지나친 비관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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