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도 될까요? 교육부 “교사 70% 고교학점제 만족했다” [세상&]

교육부·평가원 고교학점제 설문조사 결과 발표
교사 70%·학생 60% ‘교육과정에 만족했다’
교육부 “고교학점제 보완 방안 적극 마련할 것”
교원단체 “설문조사 결과 솔직히 엉터리” 지적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9월 15일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충남 금산여자고등학교를 방문,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고교학점제 운영에 대해 교사 10명 중 7명이, 학생 10명 중 6명이 교육과정에 만족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절반 이상이 만족한다는 반응인데 교원단체는 이걸 두고 ‘수상한 통계’라고 지적하며 고교학점제 전면 개선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26일 평가원과 ‘고교학점제 성과 분석 연구’를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교사와 학생의 고교학점제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적성·진로에 따라 선택과목을 이수한 뒤 192학점이 쌓이면 졸업하는 제도다.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신장하고 진로를 설계하도록 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전면 시행했다.

설문조사는 평가원이 일반고 160개교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학교 교육과정 ▷과목 선택 지도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등에 대해 지난 8월 19~29일 진행했다. 응답자는 고교학점제를 올해 처음 도입한 고1 학생 6885명과 교사 4628명 등 총 1만1513명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교육 과정 만족도’에서 학생의 74.4%가 희망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62.0%의 학생이 학교가 제공하는 진로와 학업 설계 지도에 대해 만족했다. 교사의 79.1% 역시 학교에서 학생이 원하는 과목이 충분히 개설된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운영에 문제가 많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다르다’는 질문에 “표집 대상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가 달랐던 것”이라면서 “고교학점제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제도적인 보완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답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교학점제 현장 문제점 제기 및 개선 요구안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


교원단체에서는 교사·학생이 고교학점제에 만족한다는 설문조사가 의아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교원 3단체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교사 40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은 고교학점제로 인해 불안과 스트레스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와 온도차가 있다.

교원단체는 “학교 현장의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 탁상 위 논의로는 학교와 학생들을 살릴 수 없다”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는 현장과 동떨어진 논의를 멈추고 학교의 현실 위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어떤 학생과 교사가 평가원이 진행하는 설문에서 솔직하게 답할 수 있겠나”라면서 “교육부와 평가원의 설문은 솔직히 엉터리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원 정원 확보 없이는 고교학점제도 없다”라며 “지역 간 교육격차에 대한 해답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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