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항로 준설…내달초 운항 재개

잠실~압구정 4개 선착장 구간
24일부터 수심측량·준설 병행


서울시가 한강버스 잠실~압구정 운항 재개를 위해 지난 24일 항로 준설 작업을 개시했다. 사진은 운항 중인 한강버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한강버스 잠실~압구정 운항 재개를 위해 항로 준설 작업을 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4일부터 한남대교 상류인 잠실·뚝섬·옥수·압구정, 4개 선착장 구간 항로에 대한 수심측량과 준설(하천·항만 등의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최근 발생한 한강버스 사고와 관련 “시민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며 “항로·부표·준설 등 전체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강버스 102호는 지난 15일 오후 8시15분께 잠실 선착장에서 약 118m 떨어진 지점에서 하천 바닥과 선체 하부가 부딪히며 운항이 멈췄다. 사고 당시 선박 안에는 승객 82명이 탑승 중이었다. 이 사고로 사고가 발생한 잠실선착장을 포함해 한남대교 상류 전 구간(압구정·옥수·뚝섬·잠실)에 대해 점검 종료 시까지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사고는 항로 이탈로 배가 얕은 수심에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한강버스 항로의 최저 수심은 항로 운영 최소 수심 기준인 약 2.8m다. 항로에서 벗어나면 수심이 얕아지는 구조다. 실제로 이날 사고 지점 역시 2.8m보다 얕은 1.47m 구간이었다. 김선직 한강버스 대표는 지난 17일 시청에서 열린 사고 브리핑에서 “갈수기(물이 부족해지는 시기)여서 (수심이 낮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낮아질 줄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강버스 항로 수심 확보를 위해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준설을 실시했다. 하지만 도심 하천 특성상 퇴적물이 빠르게 쌓여 수심 유지가 쉽지 않았다. 한강 수심이 낮아지면서 한강버스가 운항 중 강바닥이나 이물질 등에 닿은 사례가 15차례 발생했다. 이 중 13건이 지난 7일 이후 집중됐다.

서울시는 홍수 예방과 선박 항해를 위한 수심 유지를 위해 매년 한강에 대한 준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한강 수로조사 및 하상 종합관리방안’을 통해 준설계획이 세워진다. 1년에 30억원 상당의 예산이 들지만, 2023년부터 한강버스 도입 후 준설 예산은 늘어났다. 한강 준설예산(국비 포함)은 ▷2023년 59억원 ▷2024년 47억원 ▷2025년 76억원 등이다. 내년에는 68억원 정도가 편성돼 있다.

다만 이번 한강버스 멈춤 사고로 예기치 않은 준설작업이 진행되면서 추가 예산 확보가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준설작업을 진행해 빠르면 12월 초를 목표로 한남대교 상류 구간 한강버스를 재개통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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