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2030년까지 접근 가능 인구 10% 미만 전망
WHO “비만 비용 2030년 3조달러 육박…복제약·가격차등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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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3월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약국에서 촬영된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약품 상자들 [연합외신]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장기 사용 지침을 제시하고, 이를 비만 관리의 일부로 조건부 권고했다.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도 모두 GLP-1 기반 약물로, 향후 각국 공공의료 체계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평가다.
WHO는 새 지침에서 임신부를 제외한 BMI 30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GLP-1 요법을 6개월 이상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약물만으로 비만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건강한 식단·신체 활동 등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권고는 위고비·오젬픽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의 터제파타이드, 삭센다·빅토자의 리라글루티드 등 세 가지 성분에 적용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비만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라며 “GLP-1 의약품이 수백만 명의 건강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물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종합적 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공급과 접근성이다.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지만, WHO는 2030년까지 GLP-1 요법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 세계 인구가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WHO는 각국 정부와 기업에 특허 의약품의 자발적 라이선스 허용, 저소득국 대상 단계별 가격 책정, 저가 복제약 생산 확대 등 접근성 개선 전략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0억명 이상, 지난해 비만 관련 사망은 370만 건으로 추산된다. WHO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030년 비만 인구가 2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적 부담도 급증해 2030년 비만 관련 전 세계 연간 비용이 3조달러(약 44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