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젤렌스키, 美특사 러시아행 앞두고 회동…‘영토문제’ 난항 여전

美특사 러시아행 앞두고 키이우 ‘레드라인’ 재확인
젤렌스키 “영토는 포기 못 해”…마크롱 “우크라 주권 우선”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2025년 12월 1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 가능성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낙관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유럽의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했다.[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프랑스 파리를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회동하며 ‘종전 협상’의 조건과 우크라이나 측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했다.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하기 직전에 이뤄진 회동으로, 키이우의 협상 레드라인을 서방에 재주지시키는 절차라는 평가가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엘리제궁에서 열린 장시간 회담 후 X(옛 트위터)에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과 안보 보장을 중심으로 수많은 세부 사항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 발발 이후 파리를 10번째로 찾았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위트코프 특사,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도 함께 논의를 진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영토 문제는 오직 우크라이나만이 논의할 수 있다”며 미국의 중재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영토 주권’은 양보 불가 사안임을 못 박았다. 이어 “안보 보장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 없이는 논의될 수 없다”며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보장안에 참여할지 며칠 내 핵심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파리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의 우선순위는 주권 유지와 강력한 안보 보장 확보다. 러시아의 세 번째 침략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영토 문제는 가장 어려운 사안”이라며, 러시아가 계속 요구하는 동부 돈바스 지역 포기 요구는 “키이우가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미국 협상 대표단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이틀간의 협의를 마치고 러시아 측에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美-러 평화안 초안’ 수정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백악관은 이번 조율에 대해 “협상 전망에 매우 낙관적”이라고 했지만, 젤렌스키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프랑스 방문 직후 러시아로 이동해 2일 푸틴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보좌관인 재러드 쿠슈너도 동행한다. 위트코프는 젤렌스키·마크롱·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등과 연쇄 통화를 진행했으며, 이번 논의 내용을 푸틴에게 전달할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확정된 평화계획은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영토 문제는 젤렌스키가 최종 결정할 사안, 동결 자산·EU 가입·안보 보장 등 유럽 핵심 의제는 “유럽 국가들의 참여 아래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우크라이나·러시아·유럽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완전한 평화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리를 떠나 즉시 아일랜드를 방문한다. EU 회원국이자 군사적 중립국인 아일랜드에 대한 그의 첫 방문으로, 2일 미할 마틴 총리·사이먼 해리스 부총리와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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