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에 ‘HBM 전담 조직’ 전진배치…엔비디아와 동맹 강화

2026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단행
美에 HBM 고객사 기술지원 조직 신설
HBM 1등 굳힐 수율·품질 조직도 구축
AI·거시경제 분석할 리서치 센터도 세워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CEO가 지난 10월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2025에 참석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SK하이닉스의 HBM4 반도체 웨이퍼를 선물로 받고 있다. 경주=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담 기술 조직을 신설했다.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위치한 미국 현지에 인공지능(AI) 메모리 전진기지를 두고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은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는 HBM 등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엔비디아 등 주요 HBM 고객들에게 신속한 기술 지원을 위해 미주 지역에 HBM 전담 기술 조직을 두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HBM 패키징 수율과 품질을 전담하는 조직도 구축해 개발-양산-품질 전 과정을 아우르는 HBM 특화 조직 체계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최근 떠오르고 있는 커스텀(맞춤형) HBM 시장에 적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안현 개발총괄(CDO) 사장을 수장으로 하는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도 미국, 중국, 일본에 신설한다. AI 리서치 센터는 컴퓨팅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AI 리서치 센터에는 글로벌 석학(구루)급 인재를 영입해 연구 역량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 미국법인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조직이 설치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의 첨단 패키징 공장 구축 속도를 올리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신설한다. 글로벌 생산체계의 일관성을 강화해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이천과 청주의 생산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김춘환 담당이 조직을 이끈다.

지정학적 이슈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매크로 리서치 센터(MRC)’도 신설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및 개별 산업·기업 분석에 정통한 전문가를 영입해 지정학적 이슈를 심층 분석하고 AI와 반도체 중심의 전략 수립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임원인사에서 ‘양산총괄(CPO)’로 승진한 이병기 담당. [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는 고객 중심 매트릭스형 조직인 ‘인텔리전스 허브’도 운영한다. 이 조직은 고객기술시장 정보를 AI 기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인사이트(통찰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37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 중 70%가 주요 사업기술 분야에서 발탁됐다. 기술지원 조직에서는 80년대생 여성 임원도 배출하며 기술 기업의 성과 중심 인사 원칙을 이어갔다.

제조기술 분야 핵심 리더인 이병기 담당은 ‘양산총괄(CPO)’로 승진하며 글로벌 생산체계 혁신을 이끌 예정이다. 수율과 품질 전문가인 권재순 담당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개발을 주도한 김천성 담당도 각각 M&T 담당, 설루션(Solution) 개발 담당으로 승진했다.

전사 지원조직 기능을 통합 조율하는 코퍼레이트 센터 산하에는 김동규 담당(미래전략), 강유종 담당(구매), 진보건 담당(기업문화) 등이 주요 임원으로 선임하며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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