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드벡 이사회 합류한 ‘고든’, 콘테라-뮤나 ‘글로벌 뇌질환 동맹’ 이끈다

룬드벡-콘테라 RNA 협력…파이프라인 강화
신임이사 고든-뮤나-콘테라 잇는 ‘인적 고리’
부광약품 10년 투자 결실…덴마크 발 RNA 혁신


부광약품 본사. [부광약품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글로벌 신경과학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덴마크 룬드벡(Lundbeck)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가 퇴행성 뇌질환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거대한 기술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룬드벡의 신임 이사로 지명된 리타 발리스-고든 박사와 부광약품의 자회사 콘테라 파마, 그리고 노보 홀딩스가 지원하는 뮤나 테라퓨틱스가 그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룬드벡은 2025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외부 혁신 유닛(External Innovation Unit)’의 핵심 성과로 2025년 10월 콘테라 파마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명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룬드벡은 중증 신경 질환 치료를 위해 콘테라와 함께 리보핵산(RNA) 표적 기반의 혁신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콘테라의 RNA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빅파마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공식 낙점받았음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이 기술적 결합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인적 고리다. 오는 3월 18일 룬드벡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임 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리타 발리스-고든 박사는 뮤나 테라퓨틱스의 최고경영자(CEO)이자 RNA 및 유전자 치료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사노피와 화이자에서 신경 질환 부문을 이끌었던 그녀의 이사회 합류는 룬드벡이 향후 RNA 기반 첨단 치료제 비중을 대폭 높이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상징한다.

‘룬드벡 사관학교’ 출신들의 기술적 시너지


이들의 동맹이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선 ‘혈맹’으로 불리는 이유는 리더들의 배경에 있다. 콘테라 파마의 토마스 세이거 대표와 뮤나의 닐스 플라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모두 룬드벡에서 수십 년간 핵심 역량을 쌓은 리더들이다. 덴마크 신경과학 생태계의 중심인 ‘룬드벡 출신’들이 각각 연구 개발의 핵심을 맡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두 회사 간의 기술적 결합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뮤나 테라퓨틱스의 ‘MiND-MAP’ 플랫폼이 공간 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기술을 통해 뇌 조직 내에서 질환 타깃을 정밀하게 발굴하면, 콘테라 파마의 독자적인 RNA 플랫폼인 ‘스플라이스매트릭스(SpliceMatrix)’와 ‘올리고디스크(OligoDisc)’가 이를 실제 치료제로 구현하는 구조다. 양사 모두 퇴행성 뇌질환의 진행을 멈추는 ‘근본적 치료(Disease Modifying)’를 지향한다는 공통 분모가 이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

부광약품, 10년의 인내가 만든 글로벌 R&D 허브


콘테라 파마의 모기업인 부광약품 입장에서 이번 룬드벡의 행보는 지난 10년간의 글로벌 R&D 투자가 결실을 보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014년 콘테라 파마 인수 이후 부광약품은 기존의 증상 완화제 중심에서 벗어나 차세대 기술인 RNA로 연구 범위를 전격 확대해 왔다. 이는 지난해 주력 파이프라인이었던 ‘JM-010’의 임상 2상 결과 이후 단행된 전략적 피봇(Pivot)이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협력으로 부광약품은 세계 최고 수준인 룬드벡의 연구 역량을 공유받는 것은 물론, 계약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으며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연구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콘테라파마의 시장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유의미한 성과는 차후 추진될 상장은 물론, 후속 기술이전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룬드벡 이사회를 매개로 한 콘테라와 뮤나의 연대는 부광약품을 글로벌 신경과학 시장의 중심부로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리타 발리스 고든이 이끄는 뮤나와 토마스 세이거의 콘테라 파마는 모두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근본적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학술 컨퍼런스나 업계 협의체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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