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긴장 속…이란, 中 초음속 미사일 구매 임박

이란 고위급 방중 이후 협상 급진전
美 “합의 또는 강경조치”…中 “인지 못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선보인 잉지(YJ)-17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이 중국에서 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을 구매하는 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지는 움직임이어서 중동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거래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2년 전부터 중국산 CM-302 미사일 구매를 추진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 시점과 수량, 거래 금액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CM-302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 잉지(鷹擊·YJ)-12의 수출용 모델명이다. 사거리가 약 290㎞에 달하며, 저고도에서 고속으로 비행해 군함의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기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경우 이란의 해상 타격 능력이 크게 강화되고, 역내 미 해군 전력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이란 담당 연구원은 “이란이 초음속 미사일로 인근 해역의 군함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면 판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이런 미사일은 요격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양국의 미사일 거래 협상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잇따라 이란 핵시설 등을 폭격하면서 발발한 ‘12일 전쟁’을 계기로 탄력을 받았다고 한다.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든 지난해 여름에는 마수드 오라이 이란 국방차관을 포함한 군·정부 고위 인사들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이 차관의 방중 사실은 이전에 공개된 적이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이 이란에 핵협상 타결을 압박하며 중동에 2개 항공모함 전단 등 주요 전략자산을 전개하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알려진 것이어서 주목된다.USS 에이브러햄 링컨과 USS 제럴드 R. 포드 항모 전단이 이란 타격 가능 거리 내에 배치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이란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란이 동맹들과 맺은 군사·안보 협정을 활용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란과 중국 간 미사일 협상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합의를 이루거나, 그렇지 않으면 매우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 보도 이후 “관련 협상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2006년 처음 도입된 유엔 무기 금수 조치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제재는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체결 이후 일시 중단됐다가 지난해 9월 재부과됐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매년 이란의 연합 해상훈련에 참여하는 주요 동맹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공급한 의혹과 관련해 여러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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