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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이 1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설과 국제유가 변동 그래픽이 함께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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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향후 경제 여건 변화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다수 위원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서둘러 결정하기보다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 대응 여지를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성장률에도 본격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물가를 끌어올리는 ‘이중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준 내부에서도 유가 충격이 단순한 일시적 변수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도 “그 영향의 범위와 지속 기간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지난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 이후 올해 들어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성명서에는 “중동 상황이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문구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경제전망(SEP)에서도 이런 기류는 반영됐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2.7%로 상향됐고, 근원 물가 역시 같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반면 성장률은 2.4%로 소폭 조정되는 데 그쳤고, 실업률은 4.4%로 유지됐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조건과 관련해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조건부 인하 기조를 재확인했다. 특히 “우리가 기대하는 인플레이션 진전이 나타나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유가 상승을 단순한 일시적 변수로 넘기기 어렵다는 점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에너지 인플레이션을 ‘넘겨볼지’ 여부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돼 있고, 상품 물가에서 충분한 진전이 나타나는지에 달려 있다”며 “그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이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에 따른 일회성 가격 상승 효과가 경제 전반에 반영된 이후 상품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은 보통 유가 급등 같은 공급 충격이 발생하면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크게 대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이어온 만큼,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충분히 안정됐다고 보기 어려워 연준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시장 역시 정책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고용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고용과 물가 중 어느 한쪽이 더 큰 위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정책 균형의 어려움을 인정했다.
실제 고용 지표는 약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9만2000명 감소해 2020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성장률 역시 둔화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0.7%로, 3분기(4.4%) 대비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물가는 관세와 전쟁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까지 금리 동결 확률은 한 달 전 38%에서 93%로 급등했고, 연내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52%까지 올라섰다.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소폭 반영되기 시작했다.
파월 의장도 “다음 정책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도 논의됐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지만, 대다수 위원은 이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자신의 임기 종료 이후 공백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차기 의장이 5월 15일까지 인준되지 않을 경우,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의장 직무대행으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법에 따른 절차이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준 건물 리노베이션과 관련한 법무부 조사와 지난해 의회 증언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란 상황을 언급하며, 해당 절차가 마무리 되기 전까지 연준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