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 앞두고 ‘연차 강제’ 논란…“회사 휴업 부담 왜 노동자 몫인가”

광화문 일대 통제에 일부 사업장 반차·연차 일괄 지시 잇따라
“연차는 노동자 권리…일괄 사용 요구 위법 소지”
문 닫으면 휴업수당 대상…5인 미만·플랫폼 노동자는 사각지대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컴백 공연을 앞둔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찾은 일본인 팬들이 방탄소년단 랩핑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글로벌 그룹 BTS 공연을 앞두고 일부 사업장에서 ‘연차 강제 사용’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연으로 인한 교통 통제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임시 휴업을 결정하면서, 그 부담이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최근 “공연 때문에 회사 문을 닫는다며 금요일 오후 전 직원 반차 사용을 지시받았다”, “공연 당일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등의 상담이 잇따라 접수됐다.

“연차는 노동자 권리”…일괄 사용 요구 ‘위법 소지’


현행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는 노동자가 원하는 시기에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용자는 노동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부여해야 하며,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시기 변경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회사가 특정 날짜를 지정해 전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연차 사용을 요구하는 방식은 법 취지에 맞지 않고 위법 소지가 크다는 것이 직장갑질119의 설명이다. 이미 연차 신청서를 제출했더라도 개별 협의를 통해 일정 변경은 가능하지만, 회사가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차감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다.

직장갑질119는 노동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연차 사용을 강제하거나 임의로 차감할 경우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휴업을 실시하면서도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처리한 사용자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문 닫았으면 휴업수당 지급 대상”…5인 미만은 사각지대


공연 당일 사업장 휴업으로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휴업수당’ 지급 여부도 쟁점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5인 이상 사업장은 사용자 책임으로 휴업할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공연으로 인한 혼잡이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영업을 중단한 경우 역시 경영상 판단에 따른 휴업으로 볼 수 있어 휴업수당 지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나 프리랜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관련 규정 적용이 제한돼 사실상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규모 행사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동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자연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전 세계가 축제 분위기지만 그 과정에서 연차 강요나 휴업수당 미지급 등 위법 행위가 발생한다면 축제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며 “특히 제도 밖 노동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사례를 계기로 대규모 행사 시 사업장 휴업 기준과 노동자 보호 장치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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