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 장기화에 日 석유 확보 총력…아시아 공조 검토

정유·석화 원료 점검 TF 가동…나프타·플라스틱 집중 관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6일 도쿄 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커지자 일본 정부가 석유 제품 확보를 위한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카드까지 검토하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31일 중동 정세 대응 관계 각료 회의에서 “석유 제품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아시아 여러 나라와 상호 협력·지원을 검토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중동 상황과 관련해 각료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에 필요한 석유 제품 수요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조달처를 다변화할 것을 지시했다.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충격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을 중심으로 국장급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나프타와 플라스틱 등 핵심 원자재 공급 상황 점검에 착수한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로, 공급 차질 시 플라스틱과 화학 제품 생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아직 즉각적인 공급 위기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현재로서는 공급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받지 않았다”면서도 “유통 단계에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일부 지역에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전쟁 장기화 시 연료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이미 비축유 방출과 정유사 보조금 지급을 통해 휘발유 가격 안정에 나선 상태다. 다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내 생산 차질은 물론 일본 기업의 해외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