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에 바닥난 美무기고 채우려면 中 도움 절실”

폴리티코 보도…미중정상회담 앞두고 시진핑에 협상력 강화 요인
갈륨 가격 한달새 32% 급등…핵심 광물 병목에 방산 차질 우려

이스라엘에 있는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 기지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이 이란과의 2주간 휴전에 들어가면서 군사적 긴장을 일시적으로 낮췄지만, 또 다른 과제에 직면했다. 5주 넘는 전쟁 동안 소진된 무기 재고를 파악하고 재비축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중국 의존도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핵심 광물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무기 체계 복구 자체가 지정학적 변수에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전쟁에서 이란은 중동 전역에 배치된 미군 레이더 시스템을 집중 타격했다. 이들 시스템은 미사일과 드론을 탐지·요격하는 핵심 방어 자산으로, 상당수가 파괴되거나 손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요격 시스템 재건에는 갈륨이 필수적이다. 갈륨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도 사용되는 핵심 광물이지만, 가공 분야에서 중국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갈륨뿐 아니라 테르븀, 디스프로슘 등 중희토류 역시 미사일 표적 설정과 정밀 유도에 필수적인데, 이들 역시 90% 이상을 중국이 가공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중국의 협상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갈륨 가격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한 달 새 32% 급등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상대가 원하는 자원이 있을 경우 협상력은 자연스럽게 커진다”며 “중국이 요구 조건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핵심 광물 투자자인 미하일 젤도비치 역시 “미국이 더 취약해졌느냐는 질문에 답은 ‘그렇다’”라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미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장기 과제에 가깝다. 반면 무기 재고 확보는 단기간 내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다.

특히 휴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충돌이 재개될 경우, 무기 소진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실제로 전쟁 초기에는 한 개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다수의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면서 재고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오는 5월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광물이 주요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이 이러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지렛대로 활용할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정적인 미·중 관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국 경제 분석기관 차이나베이지북의 데릭 시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은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굳이 이를 흔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동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점은 중국에 중요한 요소인데, 작은 협상력을 얻기 위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이유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재강화 가능성에 대해 “전 세계 민간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며 “규정에 부합하는 무역은 적극적으로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민간 용도에 부합하는 수출 신청은 법에 따라 승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의 1년 유예와 관련해 “올해 11월 10일까지 시행이 유예된다”고 설명하며, “양국은 경제·무역 협상 채널을 통해 계속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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