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료 올리고, 휴가 주고’ 노동절 전날 극적 봉합…민노총 집회 강남→광화문 [세상&]

30일 오전 단체합의 조인식
강남 예정 집회, 광화문서 개최
“원청 교섭 회피 규탄할 것”
경찰 “최소한의 기동대 배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연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BGF리테일 측에 원청 교섭을 요구하던 소속 조합원이 사망해 극단으로 치닫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BGF리테일 간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이다.

노사가 단체 합의에 이르면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노동절 집회도 종로구 광화문 일대로 선회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일 개최 예정인 ‘2026 세계노동절대회’를 종로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겠다고 30일 밝혔다. 민주노총은 그간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노동절 집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집회 전날 장소를 바꿨다.

노사 간 극적으로 협의에 이르면서 강남구 본사 앞 집회 계획은 철회됐다. 당초 화물연대와 BGF리테일의 자회사 ‘BGF로지스’는 전날 단체합의서를 조인할 계획이었는데 끝내 일부 사항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BGF로지스와 화물연대 간 이견을 좁히며 단체합의서를 조인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운송료를 기존 대비 7% 인상하기로 했다. 특수고용직인 화물차주들에게 분기별 1회(연 4회) 유급휴가도 보장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BGF로지스가 30일 오전 경남 진주시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단체합의서 조인식을 했다. 사진은 김동국 위원장(맨 오른쪽)과 이민재 BGF 로지스 대표이사(가운데), 석종태 일성로지스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


또 노조 활동과 관련해 정당한 화물연대 활동을 보장하고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한 처우를 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내용에도 노사가 동의했다.

이번 합의에는 민·형사상 면책 조항도 포함됐다. BGF로지스는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물류 차질 등과 관련해 화물연대를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와 가처분 신청을 전면 취하하기로 했다.

또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던 사망 조합원에 대한 세부 사항도 합의를 이뤘다. 숨진 조합원에 대한 책임 있는 명예 회복 및 예우 방안이 합의서에 기재됐다. 노사가 합의를 이루며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합의서 체결을 기점으로 전국 물류센터 6곳의 봉쇄를 즉시 해제하기로 했다.

그간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강경한 투쟁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 1~3월 화물연대는 BGF 측에 다섯 차례 대화를 요구했다. 이에 BGF 측은 조합원들에게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히자 갈등은 격화됐다.

지난 5일 화물연대 CU 조합원들은 파업에 돌입하고 경남 진주와 전남 광주, 강원 원주와 충북 진천 등 물류센터를 봉쇄했다. BGF 측은 물류 운송을 위해 조합원 외 대체 차량을 투입했고, 지난 22일 이를 제지하던 조합원 1명이 차량에 깔려 숨졌다. 25일과 28일에는 진주와 서울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도 열었다.

갈등이 일부 해소되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민주노총의 원청 교섭 요구는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노동절 집회에서 BGF 측의 원청교섭 회피를 규탄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GF리테일의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에 대한 책임 및 원청 인정, 성실교섭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최근 사건에 제한된 내용”이라며 “노사 간 교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화의 단초를 연 건 맞지만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향후 단체교섭을 거치겠다는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연 후 행진도 예정돼 있다. 민주노총은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발해 ▷종로 종로1가 교차로 ▷남대문로 을지로1가 교차로 ▷한국은행 앞 교차로 ▷소공로 시청광장을 거쳐 다시 세종대로 사거리로 돌아오는 약 2.6㎞의 구간을 행진하기로 했다.

경찰은 집회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그간 추진해 온 집회·시위 리디자인(ReDesign) 계획에 따라 주최 측의 자율적인 질서유지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기동대 경력을 배치해 왔다”며 “이번 노동절 집회에서도 질서유지와 교통관리 지원 등을 위한 최소한의 기동대 경력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불법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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