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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테헤란 시내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전(前)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모습이 벽화로 등장했다. 미국은 7일(현지시간) 미군의 안전을 위한 자위적 차원이라며 케슘섬과 반다르아바스, 반다르카르간 등 이란 곳곳을 공습했다. [A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모드’에 돌입한지 하루 만에 교전을 재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군이 7일(현지시간) 해협 인근 이란 군시설을 타격했고 이에 대해 이란은 미국이 민간인 거주지역을 폭격했다며 이는 휴전 위반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벼운 경고”였다며 “휴전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이 다시 한번 좌초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내에 발이 묶이 선박들을 빼내는 일명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재개할 수 있는 선택지도 손에 넣었다.
이란 전쟁을 총괄해온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리고 “7일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오만만으로 향하던 가운데, 미군은 이란의 이유없는 공격을 저지하고 자위 차원 공격으로 반격했다”고 밝혔다.
이 설명에 따르면 USS 트럭스턴호와 라파엘 페랄타호, 메이슨호 등 미 구축함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이란군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을 위기에 처했고, 이에 자위적 차원에서 이란군 시설을 타격했다는 것이다. 중부사령부는 “확전을 원하지 않지만,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교전에서 피해를 입은 미군의 자산은 없다고 덧붙였다.
폭스뉴스는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의 케슘섬과 반다르아바스, 남부 미납 지역에 있는 반다르카르간 해군 검문소 등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관영 메르흐 통신도 이날 반다르아바스, 반다르카미르, 시리크, 케슘 섬 인근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州) 전역에서 공격과 교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미군이 이란 유조선을 공격했으며,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있던 적군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고 후퇴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군의 공습을 민간인 거주 지역을 노린 것으로, 휴전 협정 위반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는 이날 이란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설명에서 “미군이 자스크 인근 이란 영해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이란 유조선 한 척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 인근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던 또 다른 선박 한 척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에 미국은 일부 지역 국가의 협조를 얻어 반다르 하미르, 시리크, 게슘섬 해안을 따라 민간인 거주 지역을 공습했다”며 “즉각 보복 차원에서 미국 군함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휴전 협정 위반이라는 이란의 반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군의 공습에 대해 “단지 가벼운 경고였을 뿐(just a love tap)”이라 밝혔다. ‘love tap’은 ‘애정 어린 가벼운 접촉’을 의미하는 것으로, 상대방에게 경고나 주의를 주기 위해 가벼운 공격을 했다는 의미를 담은 비유적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이 끝났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휴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것은 유효하다”고 답했다.
미국은 교전 이후에도 휴전 상태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양국을 둘러싼 긴장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전날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종전안을 담은 1쪽 분량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미 매체 악시오스의 보도가 나오며,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도 핵 포기에 동의했다는 내용을 언급하자 이란이 이를 부인하면서 협상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다시 불거졌다. 종전 협상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상투적인 ‘가짜 악시오스’(Fauxios) 작전으로 되돌아갔다”고 비꼬며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전망을 일축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미국은 협상 진행을 명분으로 내세워 잠정 중단했던 해방 프로젝트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란의 걸프 국가 공습을 저평가하는 미국의 태도에 분개한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자국 영공과 공군기지 사용을 불허했다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이후 영공 개방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해방 프로젝트를 재개할 여건이 마련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 프로젝트에 돌입하는 것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