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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17만4000㎥급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최근 3달 동안 100척에 가까운 선박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후 주요 국가 및 기업들이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선박 주문량을 늘리면서다.
17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 3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약 3달 동안 총 97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전년 동기(64척) 대비 33척, 51.6%증가했다.
조선사별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많은 62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은 각각 13척, 11척이다. 대한조선(5척)과 케이조선(4척), HJ중공업(2척) 등 중형 조선사들은 총 11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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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수주에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목표치를 조기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올해 목표치(233억1000만달러)의 50.7%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 목표 달성률(상선 부문 기준)은 61%이다. 대한조선은 올해 누적 13척의 수주 실적을 기록, 연간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단기간에 100척에 가까운 선박을 수주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올해 글로벌 선박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로 선박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지만, 선주사들이 최근 2~3년간 선박을 집중적으로 발주했던 만큼 올해 주문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전년 대비 14.6% 감소한 35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머물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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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
일각의 우려 속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낭보를 울리는 건 중동 전쟁과 연관이 있다.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주요 국가 및 기업들이 서둘러 에너지 조달처 다변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원유와 LNG,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운반하는 선박들의 수요가 높아졌다.
실제 국내 조선사들은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에너지 운송 선박 수주량을 늘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3달간 LPG·암모니아운반선은 17척, LNG선 10척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이 수주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7척)과 LNG선(3척)은 총 10척이다. 삼성중공업도 총 10척의 LNG선(5척)과 원유 운반선(3척), 대형 가스 운반척(2척)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 목표치를 조기 달성한 대한조선은 수에즈막스급 원유 운반선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추가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한동안 잠잠했던 LNG 수출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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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
최광식 디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의장이 LNG 터미널 및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인프라의 허가 및 승인 가속화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LNG선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엔 호재이다.
연이은 수주에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은 고공행진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5조5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했다. 한화오션(1조8102억), 삼성중공업(1조5222억)의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55%, 76.5%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조선 등 중형 조선사들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선박 수요 증가로 선가가 반등하고 있는 점도 조선사들엔 희소식이다. 선가는 조선사들의 대표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이다. 지난달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83.41포인트로 전달 대비 1.34포인트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