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韓 밀접 중동국에 60억달러 금융 지원…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유럽연합(EU) 철강 규제·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 적극 대응
2030년까지 경제 안보 품목 특정국 의존도 50% 이하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및 제268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전쟁으로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동 주요국에 6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공급망 구조를 전면 개편해 경제안보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 이하로 낮추고, 유럽연합(EU)의 철강 규제 강화와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 등 통상 리스크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그간 한국 경제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던 나라를 선별해 이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중동 주요 발주처를 대상으로 각각 30억달러씩, 총 60억달러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등 선금융 지원에 나선다. 정책금융기관은 물론 해외 수출신용기관(ECA), 다자개발은행(MDB) 등과의 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급망 구조개선 방안, 유럽연합(EU)의 신 철강조치 논의 현황 및 대응 계획, 최근 통상협정 추진현황 및 계획, 무역법 301조 관련 대미 협의계획 등이 안건으로 다뤄졌다.

구 부총리는 최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취약성이 다시 부각하고 있다면서 “품목별 특성과 공급망 구조를 고려해 우선 생산 촉진, 세제, 보조금 등을 연계해 국내 생산을 지원하고 산업 민생 필수품의 신규 비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생산 및 비축이 어려운 품목은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거나 수입 다변화 등으로 특정국의 의존도를 완화할 것이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경제 안보 품목 특정국 의존도를 최대한 50% 이하로 낮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철강 품목 쿼터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초과 물량의 관세를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응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EU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EU의회는 지난 19일 철강 제품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리는 방안을 최종 의결했다. 연간 무관세 수입 쿼터(할당량)도 3500만톤(t)에서 1830만톤으로 절반가량 축소했다. 미국이 작년부터 50%의 철강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EU까지 수입 규제를 강화하자 국내 철강사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조정된 관세와 할당량은 회원국 승인을 거쳐 현행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이 만료되는 오는 7월부터 적용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수입 물량은 연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47% 줄어든다. 1830만톤은 2013년 EU의 철강 수입량이다. EU집행위원회가 다음 달까지 국가별로 배정하는 무관세 쿼터에 따라 국내 철강사의 수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관세 물량은 국가별 협상을 통해 정해진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에 이어 EU가 철강 수입 허들을 높이면서 비용 압박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정부는 통상협정 네트워크 확대해 안정적인 수출 여건 조성을 조성하도록 중국, 몽골과 인도 등 서남아·아세안 국가들과의 협상도 가속한다.

특히 자동차 부품 등 핵심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진출의 요충지로 꼽히는 세르비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조속한 타결을 모색한다.

구 부총리는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서는 “향후 예정되어 있는 미 정부와의 양자 협의 절차 등을 통해 기존에 합의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적극 설명하는 등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그간 정부는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강제노동·과잉생산 관련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하는 것에 대응해 서면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청회에 참석해 한국의 입장을 설명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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