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주한 미대사 후보 “한미일 매우 강한 동맹 필요”…통상압박도 시사

“한국내 미국기업 차별 안돼”…쿠팡 언급하며 시장 접근권 강조

미 농산물 비관세 장벽·대미투자 3500억달러 이행 점검 의지

한미일 협력 ‘동맹’ 표현 사용…“인태 전체 보호 위한 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2기 트럼프 행정부 첫 주한미국대사 후보로 한국계 여성 정치인인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주한미국대사 지명을 발표하고 연방 상원에 인준을 요청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 후보자가 한미일 안보 협력을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규정하며 “매우 강한 한미일 동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과 미국 기업 차별 문제도 언급하며 통상·경제 현안에 대한 적극 대응 의지도 드러냈다.

스틸 후보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일본·한국 간 매우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며 “이는 단지 한국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미일 관계는 조약 기반 동맹으로 불리지만, 한미일 3국 관계는 통상 ‘협력’이나 ‘공조’로 표현돼온 만큼 후보자가 ‘동맹(alliance)’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한 점이 주목된다. 대사 부임 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스틸 후보자는 자신의 부모가 북한 실향민 출신이라는 점도 언급하며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통상과 투자 문제를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스틸 후보자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누리는 것과 같은 시장 접근권을 누릴 자격이 있다”며 “미국 기업이 차별받아선 안 되며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이 쿠팡 등을 언급하며 “일부 미국 기술기업이 한국에서 차별받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다. 해거티 의원은 “미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과 비교해서도 차별받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

스틸 후보자는 “미국 내 한국 기업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만큼 한국 내 미국 기업도 한국 기업과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산물 비관세 장벽 문제도 거론됐다. 피트 리케츠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한국의 비관세 장벽과 미국산 대두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축소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스틸 후보자는 “대두를 포함한 농산물 무역 문제는 한국 정부 및 관련 당국자들과 직접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언급했다. 스틸 후보자는 한미가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과 관련해 “정확히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對)한국 수출 확대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진 샤힌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 용처가 불분명하다며 관련 내용을 상원 외교위원회와 투명하게 공유해달라고 요청했고, 스틸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스틸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는 “70년 넘게 이어져온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는 헌신을 이어가겠다”며 “주한미군 2만8500명과 미국의 확장억지에 기반한 공동 방위 태세는 철통같다”고 강조했다.이어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이며 미국 산업 재건의 핵심 투자국”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부정확한 발언도 나왔다. 스틸 후보자는 “미국의 도움으로 한국 경제가 세계 6위로 성장했다”고 말했지만, 한국 경제 규모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통상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분류된다.

또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를 설명하면서 “3500억달러 투자와 추가로 1500억달러 규모 조선업”이라고 언급했으나, 조선업 투자 역시 기존 3500억달러 투자 계획에 포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일부 혼선이 있었다.

1955년 서울 출생인 스틸 후보자는 1975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과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 등을 지냈고, 2021년부터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스틸 후보자를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