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잡아들여” 폭로했던 홍장원 종합특검 피의자 조사[세상&]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조사
‘CIA 계엄 정당화 메시지’, 조태용 지시는 부인
특검팀 첫 청구 이은우 구속영장 ‘기각’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은 22일 오전 홍 전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의종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은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미국 CIA(중앙정보국)에 12·3 비상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한 의혹과 관련해 22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과천 사무실에 홍 전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지난 19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불응했다고 밝혔다.

오전 9시 53분께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낸 홍 전 차장은 취재진에게 “사전에 조사받거나 통보 없이 갑작스럽게 입건돼 오늘 조사를 통보받았다.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며 “12월 3일 밤이 길었어도 하룻밤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걱정시켜 드릴만한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4월 국정원을 압수수색해 12·3 계엄 정당성을 해외에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대외 설명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관계자 조사를 벌인 뒤 비상계엄 다음 날인 2024년 12월 4일 국정원이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가에 비상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라는 요청과 한글로 작성된 해당 문건을 받았다고 봤다.

특검팀에 따르면 홍 전 차장은 조 전 원장 지시에 따라 산하 해외 담당 부서가 해당 문건을 영문으로 번역한 뒤 주한 CIA 책임자를 국정원으로 불러 문건 취지대로 설명하는 등 모든 과정을 보고받고 재가한 혐의를 받는다.

홍 전 차장은 ‘조 전 원장에게 CIA에 설명하라는 지시받았냐’라는 질문에 “없다. 잘 한 번 복기하면 조 전 원장이 과연 지시할 상황이었는지 생각하면 어느 정도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특검팀이 밝힌 ‘대외 설명자료’에 대해서는 “어떤 문건인지 조사에서 확인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들어가서 정확히 특정해서 보고 오겠다. 궁금하실 텐데 저도 궁금해서 조사받은 뒤에 그때 말씀드리면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이후 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싹 다 잡아들이라고 했다’라고 밝힌 인물이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들었다며 이재명 대통령 등 정치인 체포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등에서도 해당 내용을 진술했다.

특검팀은 주요 우방국 대상 계엄 정당화 메시지와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5일과 18일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차장은 계엄 선포 이후 외교부를 통해 주요 우방국에 계엄 정당성을 홍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22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대통령실이 외교부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라고 지시한 경위를 묻기도 했다.

특검팀은 다음 달 6일 오전 계엄 정당화 메시지와 관련해 ‘윗선’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오는 13일에도 군사반란 혐의로 출석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내란 선전 혐의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전날(21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검팀 첫 구속영장 청구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은 계엄 이후 계엄·포고령 등 내란 행위 정당성을 주장한 뉴스를 반복 보도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내란 선전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재판 중 사건 진행 상황에 비춰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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