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버벌진트가 음주운전이라는 1차 잘못 외에도, 이를 대처하는 방식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이는 6일 방송한 KBS2 ‘추적 60분-도로 위의 묻지마 살인? 음주운전’ 편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연예인인 그가 음주운전 적발 이후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기 힘들게 된다.
버벌진트는 얼마전 자신의 SNS를 통해 음주운전 사실을 미리 자백한다는 글을 올려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추적60분’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음주운전 사전 자백에 대해 진정성 논란이 생기자 “‘추적 60분’이 상황을 찍는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추적60분’ 방송을 보면 이는 거짓임을 알 수 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음주단속반과 함께 음주운전 단속구간진입로에서 우회를 시도하는 외제차량을 발견했다. 단속반은 이를 뒤쫓아 운전자를 연행했다. 그 운전자는 힙합 뮤지션 버벌진트였다. 버벌진트의 혈중알콜농도는 0.067%로 100일 운전면허정지에 해당됐다.
‘추적60분’ 제작진은 버벌진트에게 “공인이잖아요. 방송에 나갈텐데 그래도 한 말씀 해주시죠? 아까 도망 간데 대해서도요”라고 물었지만 그는 말이 없었다.
‘추적60분‘ 방송에서도 나갔듯이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의 살인에 해당하는 무서운 범죄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집행유예가 많은 등 유난히 처벌이 가볍게 나타나고 있다.
버벌진트가 음주운전을 한 것만으로도 큰 잘못이다. 몇몇 연예인들이 음주운전으로 오랜 기간 자숙기간을 보내왔다. 하지만 버벌진트는 그이후 대중과의 소통과정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유명인으로서 버벌진트는 두가지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나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100일 운전면허정지 처벌을 받는 것이다. 유명인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더욱 더 자숙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며 설득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를 끝내고도 한가지 숙제가 더 남아있다. 음주운전 적발 이후 보여준 거짓 소통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
버벌진트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추적60분‘이 조작방송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결백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거짓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그렇다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대중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신뢰가 깨진 뮤지션이 아무리 랩을 잘하고 노래를 잘 만들어도 대중은 그를 좋아하기 힘들다. 버벌진트가 지난해 ‘쇼미더머니4’에 프로듀서로 출연해서 내린 판정을 번복했을 때, 말도 안되는 상황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자도 “사람이니 판정 실수가 있을 수 있지”라고 받아들였다. 이번에는 그런 정도의 차원이 아니다. 버벌진트는 대중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정도까지 완벽한 해명을 내놔야 한다. 이를 얼버무리고 온전한 연예 활동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두번째 숙제가 더 어려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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