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에릭 속엔 이미 박도경 있었다

2007년 ‘케세라…’때부터 돋보인 연기
올해 ‘또 오해영’서 준비된 내공 발산
이른 데뷔, 사라짐에 대한 트라우마…
드라마 속 박도경과 닮아
“연기자 에릭 만든 건 가수 신화”
가수·배우 어느하나 안빠지는 노력형

에릭(37)과 서현진(31)은 커플 연기를 하다 스캔들까지 났다. 너무 리얼하게 연기를 선보인 결과라 보여진다.

에릭은 2003년 ‘나는 달린다’부터 드라마 연기를 시작해 2004년 ‘불새’, 2005년 ‘신입사원’ 등으로 연기를 다져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연기는 연기 경험에 비해서는 좋았지만 단선적인 부분이 있었다.

에릭은 2007년 ‘케세라세라’ 때에 비로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대로 연기가 조금 됐다고 했다. 감정의 많고 적음을 연기로 조절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한마디로 연기싹수가 제법 보였다고나 할까.

여기서 강태주 역을 맡은 에릭은 양면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나름대로 소화했다. 자존심 강하면서 허영기도 많고, 바람기도 있으면서 의외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이런 양가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연기를 본 많은 사람들이 에릭이 멜로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2014년 ‘연애의 발견’에서는 인상적인 멜로 연기를 펼쳤다.

얼마전 끝난 tvN ‘또 오해영’에서는 연기 내공이 장난이 아닌 에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의 연기뿐 아니라 전체를 보는 등 연기 시야가 크게 넓어졌다.

“(예지원, 김지석, 허영지, 서현진 등등) 다른 캐릭터들이 감정 표현이 과하다. 나는 코미디도 해봤고 자신감 넘치는 바람둥이 연기도 해봤는데, 과장 있는 캐릭터가 많은 상태에서 나까지 코믹하면 날릴 것 같아 조금씩 자제하며 연기했다.”

에릭은 1998년 스무살 나이에 신화활동을 시작했다. 요즘도 신화 활동을 하는 시기에는 1년간 드라마 대본을 아예 안 볼 정도로 신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수와 배우를 이렇게 제대로 해내고 있는 연예인은 흔치 않다. [사진출처=이엔제이엔터테인먼트]

이 말만 들어도 에릭이 상처가 있으면서 잘 드러나지 않는 박도경이라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연기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 말을 하고 난후 에릭은 “배우들이 몸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연기를 잘해줘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시청자분들도 여러가지로 추측 여지가 있는 상황들을 잘 해석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좋거나 나쁜 캐릭터는 없다. 처음부터 나쁜 건 호감을 받을 수 있는 거고, 좋은 캐릭터도 미움 받을 수 있다. 평면적이지 않다. 내 팬들은 도경이가 태진의 차를 뒤에서 들이받았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 도경이 태진에게 한 행동은 99명이 욕을 해도 해영이한테만 이해되면 된다.”

에릭은 연기 디테일을 보는 배우다. 그는 실제 자신과 자신이 연기한 박도경은 서로 비슷한 면이 있었다고 했다.

“도경은 행복한 순간 사라져버린 아버지 트라우마가 있다. 결혼하기로 한 해영도 갑자기 도경을 떠났다. 나도 어린 나이에 가요계에 데뷔해 의지할 데라곤 매니저밖에 없었다. 그런데 매니저 형들이 자꾸 바뀌니까, 친해질 때가 되면 다른 형이 오고, 가요계 동료들도 친해질만 하면 사라져버리고, 나중에는 굳이 친해지려고 하지 않게 됐다. 이런 게 나와 도경과 비슷한 점이었다.”

하지만 에릭은 도경의 본성은 순수하다고 했다. 자기를 방어하는 거지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런 도경에게 해영은 순수와 직진 그 자체였다. 도경은 여자에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서현진을 밀어냈지만, 결국 사랑하게 됐다.

“꼬마소녀처럼 씩씩하게 쳐들어오는, 나중에는 아이처럼 엄마에게 떼쓰는 오해영이 아니면 도경의 트라우마는 치유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이 그만 불행하고 같이 행복해지자, 이게 드라마의 핵심이었다.”

기자는 에릭에게 그냥 오해영과 박도경의 관계에 주목했다. 여자가 모텔에서 자고 가자고 얘기하는데, 박도경은 대리기사를 부르는 것이 참 보기 좋았다고 했다. 에릭은 대답했다.

“그 정도로 해영은 사랑에 있어서는 순수한 여자다. 그런데 자신이 죽을 줄 알고 있는 도경이 사랑해서는 안될 여자를 굳이 모텔에 데려가고 싶겠냐.”

정말 멋있는 답변이었다. 그런 에릭이 ‘또 오해영’의 대사가 완벽했지만, 한가지만은 하고싶지 않았다고 했다.

“해영 부모님이 도경을 불러 삼겹살 요리를 해준다. 그때 도경이가 ‘죄송합니다’라고 하는데, 해영 엄마가 도경에게 ‘얘는 자네를 좋아하는데 자네는 왜 우리딸 안좋아하나’라고 했다. 그리고 도경이가 그 집을 나오다 해영에게 ‘헛다리 짚는 건 그집 내력인가?’라는 대사를 했는데, 그 말은 안하고 싶었다.”

화목한 가정에서 잘 자란 에릭은 1998년 스무살 나이에 신화활동을 시작했다. 요즘도 신화 활동을 하는 시기에는 1년간 드라마 대본을 아예 안볼 정도로 신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20대 초반에 만나 18년간 그것만 하고 지냈다. 신화로 배우생활도 하게됐다. 그걸 부정할 수 없다. 신화가 먼저다. 연말까지 아시아 투어다.”

가수와 배우를 이렇게 제대로 해내고 있는 연예인은 흔치 않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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