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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해외 자금 유출을 더욱 줄일 것을 천명하면서 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가격 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중에서는 매물 부족에 시달리는 아파트나 주택 보다는 오피스 빌딩과 스트립 (리테일 매장이 몰려 있는 쇼핑몰)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상업용부동산중개협회(SIOR)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말 35.5였던 상업용 빌딩 가격 지수(CREI)는 지난해 연말 127.3으로 3.6배나 뛰었다. 이는 100만달러 건물이 8년만에 360만달러가 됐다는 뜻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가격이 오른 것은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가격 상승은 투자자의 연 임대 수익률이 떨어지는 이유도 된다. 실제 CREI가 약 3.6배 뛰어오르는 동안 미 주요 지역의 부동산 수익률은 5% 선에서 3%중간까지 떨어졌다.
상업용 부동산 브로커들은 “가격 인상을 믿고 임대 수익률 3.5%대 건물을 산 투자자가 많다”며 “만약 부동산 가격 조정이 시작돼 가격이 내리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의 부담이 크게 커진다. 이미 빌딩과 리테일 몰의 거래 가격이 떨어지기 십만달러 단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리를 해서 부동산을 샀던 투자자라면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미 금리가 올랐기 때문에 재융자도 옵션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지난해 중순 약 1800만달러 선까지 올랐던 한 건물은 최근 가격을 200만달러 가까이 낮춰 매물로 내놨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6년전 구입 당시 가격이 600만달러를 조금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가격이 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서 물러난 재닌 옐런도 퇴임 전 “임대료에 비춰봤을 때 상업용 부동산이 너무 비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라면 이와 같은 가격 조정이 오히려 반갑다. 한 투자자는 “눈여겨 본 건물이 있는데 지난해만해도 임대 수익률이 3.5%에 불과해 매입을 미뤘다. 지금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4% 중반대가 되면 다시 건물주와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이다”며 “주변에서도 건물 현찰 매입이 가능한 투자자의 경우 가격 조정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