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45.7%·20대 41.4% 대비 절반 그쳐
‘코로나19’ 영향 선거 파행…정치권 ‘촉각’
여야 모두 “유·불리 단정하기 힘든 상황”
지난 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 입구에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 속에서 ‘반쪽’으로 진행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재외선거를 두고 여야가 선거운동 막판 표 계산에 들어갔다. 각자 유불리를 따지며 재외선거 표심을 계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는 모두 ‘초박빙’ 지역에서 재외선거 투표 참여 여부가 승패를 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전 세계 85개 공관, 91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재외선거 투표율은 23.8%를 기록했다. 전체 재외유권자 17만1959명 중 4만858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역대 재외선거 투표율과 비교하면 지난 20대 총선의 경우 6만3797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41.4%로 집계됐고 19대 총선 때도 45.7%를 기록했다.
선관위는 낮은 투표율에 대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탓에 55개국 91개 공관에 대해 재외선거사무 중지 결정을 내렸다며 투표가 진행된 36개 공관에 대해서도 재외투표 기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튀니지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며 투표 일정이 도중에 중단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해 우리 교민이 다수 거주하는 미주 지역은 단 8개 투표소만 운영돼 투표수도 530표에 그쳤다. 전체 선거인 5만6739명 중 단 0.9%만이 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지난 20대 총선과 비교하면 투표 감소율은 97.4%에 달한다. 상황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유럽 지역은 2만1576명 중 단 2344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중동 지역 역시 5519명 중 953명이 투표에 참여해 17.3%라는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여야는 이례적인 재외선거 투표율에 나름대로의 셈법을 적용하고 있지만, 양쪽 다 확신은 없다는 반응이다. 과거 재외선거의 경우,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가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오히려 진보적 성향의 후보가 우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총 22만1209표의 재외선거 유효투표 중에서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9.0%(12만886표)를 얻었다. 전체 투표(41.09%)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면,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는 7.8%(1만7294표)를 얻는 데 그쳤다.
한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예전에는 재외선거가 보수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보수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특히 미주지역 투표율이 역대 선거와 비교해도 크게 낮아 더 불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여권 관계자는 “투표율 자체가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박빙 지역의 경우에는 달라진 투표율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