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봉쇄령 완화 움직임 속 영국·러시아 피해 급증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불길이 잦아들면서 각국 정부의 봉쇄령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 하는 가운데, 뒤늦게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러시아에서는 3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TASS=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어느정도 둔화세를 보임에 따라 시민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를 정상궤도로 올리기 위한 각국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늦게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러시아에서 하루에 1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영국의 일일 사망자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긴장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스페인은 지난주 부모를 동반한 부모의 외출을 허용한 데 이어 지난 주말부터 성인들의 야외 활동 제한을 해제했다.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지 7주만이다. 4일(현지시간)부터는 미용실, 서점 등 소규모 상점의 영업도 재개한다.

스페인은 코로나19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오는 24일까지 연장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 억제 노력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확산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 하에 봉쇄 완화 조처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바이러스는 아무데도 가지 않고,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새로운 규범을 위한 전환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이탈리아는 4일부터 친인척 등을 방문하기 위한 시민들의 지역 내 이동을 허용한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15명 이하의 조문객이 참석하는 장례식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미용실과 체육관을 비’한 상업시설의 영업은 여전히 중단되고, 출퇴근과 건강상의 이유를 제외한 지역간 이동도 제한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시민들의 자유를 일부 보장하는 한편 감염 예방을 위한 자율적 방역을 거듭 주문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회 도메니코 아르쿠리 위원장은 “사회적 거리와 최대한의 위생수준, 그리고 마스크 착용을 늘 유지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이제는 시민들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2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포르투갈은 지난 2일 밤 비상사태를 종료하고 소규모 상점의 영업을 재개했다. 반면 11일 봉쇄령 해제를 앞두고 있던 프랑스는 지난 3월 24일 선포한 국가 보건비상사태를 오는 7월 24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유럽 전반에서 봉쇄령 완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유럽 일부 국가들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러시아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서 누적 확진자가 13만4678명으로 불어났다. 확진자 기준 세계 7위 규모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수도인 모스크바에서만 이날 5948명의 추가확진자가 나왔다.

영국의 누적 사망자수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영국 보건부에 따르면, 영국 전체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지금까지 2만8446명으로, 전날보다 315명 늘었다.

영국 정부는 자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우리가 이 질병의 정점을 지났고, (전염 확산이)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면서 “장기적으로 희망을 가져도 될 많은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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