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에서 우승하고 LIV골프로 이적한 캐머런 스미스. /AP |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거액을 주고 계약한 선수들을 제대로 홍보에 활용할 수 없다면?
미국의 골프위크는 현재 많은 골프용품 브랜드들이 후원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예상못했던 행보로 속을 태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LIV골프로 이적한 선수들 때문이다.
실력이나 인기면에서 정상에 오른 많은 선수들은 여러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사인을 하면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며 큰 돈을 받는다.
이런 계약이 이뤄지면 브랜드들은 많은 옵션을 걸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도 지불한다. 통상 15~18개 이상의 대회에 나서야하고, 메이저대회 우승이나 부문별 타이틀 획득, 라이더컵 대표 선발 등에는 추가로 두둑한 보너스도 지급한다.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샘보, 브룩스 켑카 등은 물론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맨 캐머런 스미스도 이런 특급대우를 받는 스타선수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PGA투어를 떠나 사우디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는 LIV골프로 옮겨가면서 골프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일단 이들은 PGA투어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에도 선발 될 수 없다. USGA, R&A가 주최하는 메이저 대회에 나서긴 했지만 이 역시 앞으로 출전조건이 변경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3라운드에 컷오프 없이 진행되는 LIV골프방식으로 인해 공식대회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세계랭킹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계약기간은 남아 있지만, 이들을 홍보에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고, 홍보효과도 떨어지고 있다. 올해 디오픈을 제패한 캐머런 스미스의 경우 타이틀리스트 용품사용계약을 맺고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타이틀리스트는 이를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자사 모델이 메이저 대회를 우승했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아디다스와 테일러메이드 역시 로리 매킬로이가 우승했을 때는 SNS로 축하글을 올렸지만, 더스틴 존슨이 LIV 이벤트 우승했을 때는 잠잠했다.
미국의 골프위크에 따르면 일부 골프용품샵에서는 LIV골프 선수가 나오는 포스터는 보내지 말라고 본사에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전했다.
LIV로 이적하더라도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여전히 그를 좋아하겠지만, 보통의 골프팬 중에는 적지 않은 수가 반감을 갖는다는 것이 골프용품업체들의 딜레마다. 뛰어난 선수의 가치를 모른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반감을 고려하지 않았을 경우 브랜드이미지에 미칠 영향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