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바꿔 尹 동행한 韓…직접 ‘갈등 마침표’ 찍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함께 점검했다. 지난 주말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갈등설이 불거진 이후 첫 대면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일정을 바꿔 예정에 없던 만남에 나섰다.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현장 점검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화재 후속 대응을 논의했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등장하자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눴다. 직후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의 어깨를 장난스럽게 툭 쳐 눈길을 끌었다. 이어 두 사람은 가장 앞줄에 나란히 서 소방청의 보고를 들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짤막한 대화를 나누고 퇴장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례적인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의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초 한 위원장은 현장 점검에 참여할 계획이 없었으나, 예정됐던 사무처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현장 점검에 참석했다. 두 사람이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함께 서울로 돌아간 점도 주목을 받는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 봉합에 힘을 싣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선언한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사람 관계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지만, 언론을 보면 목숨을 걸고 싸운 전우 같은 사이 아닌가”라며 “오해가 잘 풀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단합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친윤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이철규 국민의힘 공동인재영입위원장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소통하는 과정에 조금씩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해는 금방 풀리고, 또 바로 국민과 당원들을 생각하면 아주 긍정적으로 잘 수습이 되고 또 봉합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을 공개 비판해 온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윤 대통령은 김 위원의 출마가 시스템 공천을 강조해 온 한 위원장의 ‘사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거취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말해 사실상 이를 인정하면서 임기 완주 의사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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