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4일 도쿄 전력 홀딩스가 방사성 오염수를 처음 방출하기 시작한 모습. [AP]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난 정전으로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한때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3분께 원전 내 설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계통 일부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19일부터 진행 중인 5차 오염수 해양 방류도 일시 중지됐다가 오후 5시 15분께 재개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전력은 “정오께 처리수 희석·방류 설비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원자로 급수설비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냉각 설비는 정전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운전됐다고 도쿄전력은 전했다. 아울러 원전 주변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계측기 수치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원전 부지 내에서 굴삭 작업을 하던 중에 전원 케이블이 손상되면서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10시 47분께 작업 현장에서 부상자가 나와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협력업체 직원인 부상자는 화상을 입었지만, 의식이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날 일본에 입국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들어가 오염수 방류 작업과 설비를 살폈다고 후쿠시마 지역 TV가 전했다. 조사단에는 한국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각국 전문가가 참여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오염수 방류가 외부 영향으로 한때 중지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달 15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자 도쿄전력은 절차에 따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수동으로 중단했다가 같은 날 재개한 바 있다.
도쿄전력은 작년 8월 첫 해양 방류를 시작해 지난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3만1145t의 오염수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내보냈다.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는 7차례로 나눠 오염수 약 5만4600t을 처분할 계획이다. 5차 오염수 해양 방류는 내달 7일 종료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지난해 10월 다핵종제거설비(ALPS) 배관 청소 중에 작업자가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쓴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오염수 정화 장치에서 오염수가 누출되는 등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