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 도피처는 동남아…아마존·MS 투자 확대

싱가폴 [Adobe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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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의 대(對) 중국 제재가 강화하면서 동남아시아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아마존이 싱가포르에 약 12조원을 추가로 투자를 결정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도 말레이시아에 4년간 약 3조 300억원을 약속했다.

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마존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4년간 싱가포르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위해 120억싱가포르달러(약 12조 6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번 싱가포르 투자가 “아마존웹서비스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증가하는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고 인공지능 도입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2010년 싱가포르에 전략적으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이번 투자 금액이 클라우딩 컴퓨팅 사업 지역 본부를 설립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투자한 금액의 두 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 기업 등과 인공지능(AI) 도입 가속화 등을 위해서도 협력한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동남아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 지난 2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말레이시아에 앞으로 4년간 22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은 클라우드·AI 인프라에 사용되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말레이시아 정부와 협력해 국가적 인공지능(AI) 센터를 설립한다고 전했다.

나델라 CEO는 “인공지능 전환을 지원하는 데 전념을 다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든 말레이시아 국민이 혜택을 얻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말레이시아 기업과 지역사회, 개발자들이 말레이시아 전국적으로 포용적인 경제 성장과 혁신을 이끌기 위해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데 우리의 디지털 인프라·기술 투자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델라 CEO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를 만나 말레이시아 정보기술(IT) 보안 역량 강화, 말레이시아 개발자 커뮤니티 성장 지원 등의 투자를 약속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구글이 조만간 자국에 대한 투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지난해부터 빅테크 기업들은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기술에 능통한 인구 6억 7000만 명을 가진 동남아시아에 대한 거대 기술 기업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은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부터 애플까지 6억 5000만 명이 넘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베이징과 워싱턴 간 긴장 속에서 중국에서 벗어나 다변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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