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볼 것 없고 중국보다 비싸다”… 태국, 한국 관광 폄하에 사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태국 여행업계 고위 관계자의 한국 관광 폄하 발언과 관련 한국 관광당국의 이의 제기에 태국여행사협회가 공식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문제 해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유타차이 순똔라타나벗 태국여행업협회(TTAA) 부회장은 최근 일본 매체 닛케이 아시아에 “한국을 찾는 태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한국 관광명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관광명소는 인기 영화와 넷플릭스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에 수명이 짧다”며 “중국과 일본에는 더 많은 명소가 있고 비자 면제, 덜 비싼 가격, 놀라운 전망과 좋은 분위기 등의 매력도 있다”며 한국관광을 깍아 내리고 일본과 중국을 치켜세웠다.

닛케이 아시아는 지난 11일 ‘한국 관광 금지 운동에 중국과 일본으로 몰리는 태국 관광객들’ 제하 기사에서 태국에서 일고 있는 한국 여행 거부 움직임을 조명했다.

보도 이후 주태국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가 TTAA에 유타차이 부회장 발언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TTAA는 짤른 왕아나논 회장 명의 공식 사과 서한을 발송했다.

짤른 회장은 “협회 입장이 아닌 일부 관계자의 개인적 발언으로 오해와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하고 “협회 차원에서 한국에 관광객을 많이 보내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TTAA는 외국으로 태국 관광객을 송출하는 여행사들의 단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1위 국가였으나 최근 한국을 찾는 태국인이 줄고 있다.

방한 태국 관광객 감소세는 7개월 연속 이어졌다. 지난 6월 기준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5위 국가로 하락했다.

관광업계는 태국인 방한 관광객 감소를 ‘입국 불허 논란’과 이에 따른 반한 감정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태국에서 한국 입국에 필요한 전자여행허가(K-ETA)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되거나 입국 심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글이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소셜미디어에 ‘한국 여행 금지’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고 최근까지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국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법무부에 올 연말까지 태국인에 대한 K-ETA 한시 면제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법무부는 불법 체류율이 높은 국가의 K-ETA 한시 면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태국은 국내 불법 체류자 1위 국가다.

한편, 국내 네티즌은 이와 관련 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태국행 한국인 관광객도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한 네티즌은 “한국인의 태국관광객은 태국인의 한국관광객 보다 훨씬 많고, 여행 비용 또한 훨씬 많다”며 “한국인의 태국관광 보이콧이 현실화되면, 태국 정부와 관광업계가 난리날 것이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오지마, 태국 애들 안오는게 무슨 기사거리나 된다고 자꾸 내냐”, “태국의 경우 국내 불법 체류자 1위 국가, 스스로를 돌아봐라”, “와봤자 불법취업 하려고 다 튀어서 골치아프니 굳이 안와도 돼”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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