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가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와 검사들을 향한 ‘탄핵 포화’로 임기 시작 반년 만에 21대 국회 임기 4년 전체의 탄핵소추안 발의 건수를 따라잡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일 오전 기준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김홍일·이진숙) 탄핵소추안’과 검사 ‘강백신·김영철·박상용·엄희준 탄핵소추안’,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직무대행(이상인) 탄핵소추안 등을 합해 총 7건이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던 지난 21대 국회 전체 13건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여기에 민주당이 28일 본회의에 보고할 예정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탄핵을 검토 중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 및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총 12건이 된다. 22대 국회 임기 반년 만에 역대 최다인 21대 국회 약 92%에 달하는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는 셈이다.

최근 20년간 사례를 보면 20대 국회에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포함한 5건, 18~19대 국회에선 각각 1건, 17대 국회에선 3건, 16대 국회에선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포함한 4건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

민주당은 현재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불기소 처분과 관련 이 지검장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 검사 3명에 대해 ‘직무유기’ 등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 중이다. 또 김 장관과 최 원장에 대해선 국정감사에서의 위증과 국회법 위반으로 탄핵을 검토 중이다.

재적 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 탄핵소추안은 현재 민주당 의석수만으로도 발의가 가능하고, ‘법률안’이 아니므로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최종 관문인 헌법재판소의 문턱을 넘는 것 또한 쉽진 않다. 실제 1988년 헌재가 생긴 이래 현재까지 접수된 8건의 탄핵 사건 중 ‘인용’이 된 것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관련 공소권 남용 의혹, ‘처남 마약 사건 수사 무마’ 등 비위 의혹으로 지난해 각각 탄핵소추된 안동완·이정섭 검사의 경우도 모두 헌재에서 소추가 기각되기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거야(巨野)의 이러한 탄핵 공세에 ‘탄핵소추 남용 방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주진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엔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했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