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부산공장서 추가 생산 돌입
내년 초 현대차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 출시
쏘렌토·싼타페 등 중형 SUV 수요 일부 흡수 전망
르노코리아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헤럴드 DB]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기아 쏘렌토와 현대자동차 싼타페 ‘양강 체제’가 이어져 온 중형 SUV 시장의 경우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등 신차의 등장으로 브랜드 간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모양새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모두 6582대가 팔렸다. 이는 국내 SUV 모델 가운데 쏘렌토(1만434대)와 싼타페(7576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로 신차 출시 3개월여 만에 월간 판매 기준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차 투싼을 넘어섰다.
그랑 콜레오스와 싼타페 두 모델 간 판매량 격차도 지난 10월 1909대에서 지난달 994대로 한 달 새 크게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 비결로 ‘하이브리드 라인업 구축’을 꼽는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세단과 SUV를 막론하고 내연기관차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화재와 배터리 이슈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대체제로서 하이브리드의 수요가 더욱 크게 늘었다.
실제 지난 9월 9일 출고를 시작한 그랑 콜레오스는 11월 말까지 영업일 기준 54일 만에 누적 판매 1만5912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전체의 96.3%인 1만5323대다.
상대적으로 싼 차량 가격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83만원 세제 혜택 적용 시 3777만원(테크노 트림)부터 구매할 수 있다.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의 풀 옵션 모델은 4567만원으로 경쟁 모델 최상위 트림과 비교해 400만원가량 싸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매월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르노코리아는 12월 한 달간 차량 생산기지인 부산공장에서 평일 잔업 및 주말 특근을 시행, 추가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5년부터 취득세 감면 종료 및 개별소비세 축소로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만큼 연말까지 최대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 [현대차 제공] |
그랑 콜레오스 외에도 현대차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의 풀체인지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이하 팰리세이드)도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가 20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한 이 신차는 2018년 11월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 모델로 차량의 디자인과 크기, 파워트레인까지 차명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큰 폭의 진화를 거쳤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팰리세이드에서 가장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차량에 대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팰리세이드에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최초로 적용했다.
팰리세이드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모터 합산출력 334마력의 우수한 동력성능과 함께 탁월한 효율성을 기반으로 1회 주유 시 1000㎞가 넘는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구체적인 연비 수치는 정부 신고 절차 완료 후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형 팰리세이드의 2.5 터보 가솔린 모델을 다음 달 중순부터 고객에게 인도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인증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신형 팰리세이드 2.5 터보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은 4383만~5794만원이며,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가격은 4982만~6424만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과 직접 경쟁을 벌이는 모델이 없는 만큼 이번 신차가 중형급인 싼타페와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물론 국내 유일 미니밴 모델인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중형 SUV와 카니발 모두 1.6터보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 반면, 신형 팰리세이드의 경우 현대차 최초 2.5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커진 차체만큼이나 연비와 출력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한다면, 국내 RV(레저용 차량) 시장에서 판매량 상위권에 충분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