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보험사, 건전성 관리 ‘비상’

한은 0.25%p↓ ‘금리 2%대’ 진입
장부상 부채 늘고 투자수익률 줄어
금리1%p 내리면 킥스 25~30%p↓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 즉 부채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기조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금리 하락 영향이 커지면 보험사의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구조적으로 건전성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는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부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평가하는데, 이때 금리가 내려가면 할인율이 낮아져 보험사의 장부상 부채 부담이 늘어난다. 게다가 고객의 보험금을 굴려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선 투자 수익률도 줄어들게 된다.

앞서 한은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2%대 진입은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으로 이어진다.

보험연구원 분석 결과 기준금리가 1%포인트 내려갈 때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25~3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수준으로만 인하돼도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는 6.25~7.5%포인트씩 악화한다는 얘기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 교수는 “IFRS17 제도에서는 부채를 자산과 같이 시가평가하기 때문에 장기보험에 치중한 보험사는 구조적으로 건전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화재는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지만 지급여력비율은 8%포인트 내린 265%를 기록했고, 삼성생명도 2조1068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지급여력비율은 39%포인트나 떨어졌다.

현대해상(1조307억원)과 동양생명(3102억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이들이 기록한 지급여력비율은 155.8%와 154.7%였다. 전년 대비로 각각 17.4%포인트, 38.7%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자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겨우 웃돈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159.8%였던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4분기 말 150%를 밑돌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업계가 그간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순익을 끌어올렸지만 이는 남아 있는 부채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기조 속 보험사는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단기간에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시기에 건전성이 양호했던 만큼 역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자산운용 측면에서 잘 관리해 왔다면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보험사라면 부채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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