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크 열지 않는 ‘코라빈’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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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무드서울에서 소비자가 ‘글라스 와인’을 즐기고 있다. [아영FBC 제공] |
병 단위로 구매하던 와인 시장에서 글라스로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글라스 와인 문화는 와인 전문점을 넘어 백화점과 마트, 일반 외식 공간으로 확산하고 있다.
종합주류기업 아영FBC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자사 직영 매장에서 판매된 글라스 와인은 총 9만 잔(125㎖ 기준)에 달한다. 병으로 환산하면 약 1만5000병 규모다. 서울 강남구 사브서울 매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6000잔 이상의 글라스 와인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글라스 와인 한 잔의 평균 가격이 1만원대라는 것이다. 가볍지 않은 금액임에도 글라스 와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글라스 와인이 단순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아니라, ‘가치 있는 경험’을 지향하는 소비 트렌드임을 의미한다.
벡화점도 글라스 와인 판매에 나섰다. 상주 소물리에의 전문적인 설명을 들으며 프리미엄 와인을 즐길 수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프리미엄 글라스 와인 바’를 열고 병당 수십만원대 와인을 30㎖ 단위로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바이 더 글라스’ 와인바에서 잔당 1만5000~4만원대로 판매한다.
롯데마트 잠실점도 글라스 와인을 제공하며 새로운 대형마트 식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매장 내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보틀벙커 비스트로’ 공간을 마련했다. 5성급 셰프의 음식과 30여 종의 와인이 있다.
아영FBC는 글라스 와인을 문화적 경험으로 확장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한 잔의 서울’이라는 테마로 무드서울·사브서울·르몽뒤뱅·더 페어링 등 서울의 와인바 4곳을 연결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매주 다른 테마의 와인을 각 매장에서 선보인다. 4곳을 모두 방문한 고객에게 10만원 상당의 글라스 와인 시음권을 제공한다.
코라빈(Coravin) 기술도 글라스 와인 트렌드에 영향을 미쳤다. 코라빈은 코르크를 열지 않고 특수 니들(바늘)로 와인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와인이 없어진 공간에는 질소 가스를 주입해 산소 유입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와인을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최대 3년 보관할 수 있다. 여러 번에 걸쳐 마셔도 일정한 품질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스파클링 와인 전용 ‘코라빈 스파클링’은 탄산을 최대 4주간 유지한다. 고급 와인을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품질로 제공할 수 있어 최근 미쉐린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영FBC가 코라빈의 독점 수입사다. 니들 방식의 대표 모델부터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식스플러스, 그리고 스파클링 전용 모델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육성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