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가족돌봄휴가 적용범위 넓힌다

비혼·위탁가정 증가 반영…‘가족 외 돌봄’ 제도화 검토
스웨덴·네덜란드 사례 분석 착수…법 개정 여부 주목


[123RF]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가족돌봄휴직·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대상 범위를 현행 ‘법률상 가족’에서 사실혼·동거인·위탁가정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비혼 동거와 위탁가정 등 가족 형태가 다양해진 현실을 제도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가족돌봄 휴직·휴가 등 가족돌봄 지원 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현행 가족 범위 확대 필요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현재 남녀고용평등법상 가족돌봄휴직·휴가는 근로자의 조부모·부모·배우자·배우자의 부모·자녀·손자녀가 질병·사고·노령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경우 사용할 수 있다. 가족돌봄휴직은 연간 최대 90일, 가족돌봄휴가는 연간 최대 10일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비혼 가구와 사실혼, 위탁가정 등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현행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함께 생활하며 실질적으로 돌봄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법률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도 이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족이 아닌 남녀가 함께 거주하는 ‘비친족 가구’는 58만413가구로 집계됐다. 2020년 42만3459가구와 비교하면 4년 새 약 37% 증가했다.

위탁가정 문제도 사각지대로 꼽힌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정위탁 보호 아동은 9408명에 달하지만 현행 제도상 위탁부모는 가족돌봄휴직·휴가 대상 가족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이번 연구용역에서 해외 사례와 법 개정 시 쟁점, 제도 확대에 따른 사회·경제적 효과 등을 종합 검토할 예정이다.

해외에선 이미 가족 개념을 넓게 인정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스웨덴은 친구나 이웃 등 가까운 관계의 사람까지 돌봄 대상에 포함하고 있고, 네덜란드는 실질적 동거 관계에 있는 사람을 위한 돌봄휴가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제도 확대 과정에서 ‘가족’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실혼과 동거 관계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사업주의 확인 절차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 등도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근 가족 형태가 사실혼·위탁가정 등으로 다양해진 현실을 반영해 제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려는 것”이라며 “해외 사례와 국민 인식, 법적 쟁점 등을 함께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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