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TART 자금 상환시기 저울질

올들어 윌셔은행과 BBCN뱅크가 연달아 정부의 구제금융(TARP)자금을 상환하면서 한인은행권도 TARP 상환이 중요한 관심사가 된 가운데 상환 때 디스카운트를 받으려는 은행들과 제값에 상환을 받으려는 정부간의 탄색전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8년과 2009년까지 정부로부터 TARP 자금 지원을 받은 707개 금융기관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324개 기관들이 아직 상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상환 기관들은 대부분 커뮤니티 은행들을 비롯한 중소형 기관들이다. 이들 기관들 중에서는 실제로 여유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상환 금액에 대한 정부의 디스카운트를 기대하며 늦추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 경매 대상 선정되길 기대 = 현재 상환을 하지 못한 기관들은 경매에 선정되길 기대하거나 아니면 다른 방식의 할인을 기대하면서 상환을 늦추고 있다. 정부는 올들어 TARP 지원 기관을 대상으로 경매를 통해 우선주 매각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까지 20개의 기관이 경매를 통해 상환을 했다. 경매를 통해 우선주를 자체 매입해 상환을 할 경우 실제 상환액 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윌셔은행은 연방 재무부의 경매 대상에 선정됐고 이 경매를 통해 윌셔는 6000만달러규모의 TARP자금을 5661만달러에 갚아 5.65%의 할인을 받았다. 다음 경매 일정은 7월말로 예상되고 있다.

경매 외에 정부와 협상을 통해 할인을 받는 경우도 있다. LA인근 소형기관인 브로드웨이 파이낸셜의 경우 500만달러의 새로운 투자액을 끌어 올 경우 TARP에 해당하는 우선주를 50% 할인해 보통주로 전환할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브로드웨이는 투자자들로부터 350만달러 투자를 약정 받았고 나머지 150만달러는 자체적인 세일 등으로 마련해 500만달러을 맞췄지만 정부측은 새로운 투자액만으로 500만달러 맞추기를 요구하고 있다.

▶ 할인 받지 못하고 상환한 기관들은 불만 = 일부 은행들은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이자에 대한 부담을 빨리 없애려고 빠른 상환을 선택해 전혀 할인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BBCN뱅크도 할인없이 지난달 1억22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상환했다. 할인없이 상환한 은행들은 경매 대상 선정에 대해 선정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며 특정 기관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건전성도 좋고 재정적인 능력이 있는 기관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며 불만이 높다.

▶탐색전 계속, 대선 직전 상환 몰릴 듯 = 아직 상환을 하지 못한 기관들 중 일부는 재정적으로 상환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상환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들은 꼭 경매가 아니더라도 정부와의 줄다리기를 통해 다만 얼마라도 상환액을 줄이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대형은행들에 구제를 우선적으로 처리함에 따라 대형은행들의 회복은 빨랐으나 커뮤니티은행들의 경우 그만큼 지원도 늦어져 TARP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만큼 할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태평양은행, 커먼웰스은행, US메트로은행 등 미상환 한인은행들도 현재 상환 시기를 두고 고심하는 눈치이며 여러 기관들의 움직임과 정부의 태도를 함께 관망하고 있다.

그래도 올 11월 대선 전에는 마무리를 하려는 기관들이 많아 대선 직전 상환에 나서는 기관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선 결과에 따라 정책이 또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관들은 대선 전까지 정부와 협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경매에 대한 기대도 이어가지만 대선 전에는 어떻게든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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